"내 여자친구는 스시녀입니다"
그 두번째 이야기로 다시 찾은 CEO의 발입니다. *^^*
게시판에 자주 들리셨던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2주전에 새로운직장에서 잘 적응해서 저번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했던 실습을 잘 마치고
6월1일부터 단독운행을 시작하게 될 같습니다.
부산의 도록특성상 좁고 굴곡진 길이 많고 무엇보다 산중턱에 주거지들이 있다보니
여느 다른 대도시와는 다르게 버스를 운전하는게 만만치는 않은 곳이기도 하고 위험요소도 곳곳에 있고
운전하는거 자체도 힘이 들지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일하는 재미를 요즘에 쏠쏠히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국에서 현직으로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계시는 이시대의 모든 가장들이 그저 존경스럽게까지 느꼈던
5일간의 실습이였고 실제로 내가 운전을 해보니 시내버스의 특성상 안전사고에 취약한 구조라는 것을
깨닫고 많은 현직의 선배님의 조언대로 3초의 여유를 항상 생각하면서 업무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
그럼 우리의 사랑이야기 시즌2 두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아침이 밝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평소 일요일보다 눈이 더 빨리 떠졌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눈을 뜨자마자 TV를 켰다.
"잘잤어요?(おはよう)"
라고 그녀에게 아침인사를 건냈다.
그녀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도
"잘잤어요?(おはよう)"
라고 화답을 했다.
둘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칼도 얼굴도 부스스했다.
우선은 어제 편의점에서 산 음식들을 먹기시작했다.
많이도 샀다.
샌드위치, おにぎり오니기리(주먹밥, 삼각김밥 종류를 일컬어서 하는 음식), 커피우유
빵 기타등등......
어제 저녁에 그렇게 먹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고파 모두 먹어치우고
우리는 서서히 호텔을 떠날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호텔을 나와야만했다.
그런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또 또랑또랑한 눈망울에 눈물이
잔뜩 고여있었지만 애써 나에게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참고 있는 거 같았다.
터미널옆 규동(덮밥종류)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는 오후4시 출발편 비행기를 타기 위해
나가사키터미널에서 12시30분에 출발하는 큐슈호에 타야만 했다.
나 역시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플랫폼에 그녀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떠난다는 것이 나 역시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그녀와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나는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해서 그녀에게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부의 전화를 하고
다시 나는 일상속으로 돌아와 보통의 직장인들처럼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보통의 연인들처럼 아침에 업무시작전에 전화하고 문자하고 점심먹고 전화하고 퇴근해서
전화하고 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즈음
문득 머리속에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
그녀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 서프라이즈 선물은 다름이 아니 그녀의 회사앞에서 그녀가 퇴근하기까지 기다렸다 같이
퇴근하기로 하는 것이였다.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그녀로 부터 마음을 얻을 때 잘 사용하는 수법?^^이지만
일본에서는 남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던게 문득 기억이 났지만
내 성격상 뭔가를 실행하려고 할 때 신중히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일단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하는 편이라 에어부산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2016년 4월16일(토)
그녀의 토요일 근무가 있는 날이었다.
때마침 당시 직장에 내가 태우고 다녔던 사장이 회장과 함께 해외출장 계획이 있다는
아주 반가운 이야기를 비서로부터 듣고 바로 티켓을 예약하고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갔다.
확실히 티켓은 좀 비쌌지만 그 때는 그런 생각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는ㅡ.ㅡ;; 생각으로
티켓을 예약하고 작전을 하나하나씩 실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고민이 하나 생겼다.
매일 전화하고 문자하는 그녀에게 이 사실을 1급 비밀로서 절대로 발설?^^ 해서는 안되는
것이였는데 그녀에게 적당하게 있을법하게 거짓상황을 만들어야만 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장 출장가는데 비서랑 같이 가게 되었다고 거짓아닌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나는 그녀에게
"시차가 발생하니 전화하는 시간이 별로 없을거 같아요~!"
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을 하니 그녀도 나의 작전에 말려?들어갔었다. ㅋㅋㅋㅋ
작전을 세우고 티켓을 예약하고 그리고 나는 D-day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중
정말로 정말로 나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갈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일어나 버렸다. ㅠ.ㅠ
그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이 되어진다.
작년 그러니까 2016년 4월14일(목) 저녁 8시 35분경에 일본쿠마모토에
엄청나게 큰지진이 일어났다.
당시 나도 그 시간에 그녀와 전화통화중이였는데 그녀가 지진 때문에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던 것이 기억이 난다.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는 큐슈지역인데 아마도 피해가 엄청 클 것같은 생각이 들어
그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nhk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정도로 산사태 때문에 마을전체가 매몰되고 갇히고 도로와 철도가 끊기고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죽거나 다쳤었다.
당시 나는 그 지역에 있지는 않았지만 자연재해 특히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그 느낌은
우리나사람이 상상하는 것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였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이거 나에게도 큰일이다.
티켓팅까지 해 놓고 이런 천재지변이 생겨버리다니.....
패닉상태가 되어버렸다~ *@.@*;;;
나의 작전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 많은 눈으로 인해 나가사키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일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완전히 패닉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녀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 소식을 솔직하게 전하려고 마음을 먹고 지진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를 안심시키고 말하려고 하는 찰라
묘한 베짱이 생겼다.
그렇다.
나는 그 순간 행여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일본으로 갈 수가 없더라도 철저하게
이 사실?을 그녀에게 비밀로 하고 계획대로 진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에어부산 카운터로 전화를 걸었다.
"아~이번주 토요일(2016년4월16일)1박2일 일정으로 후쿠오카를 갈 예정인데
현재 후쿠오카공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라고 물었더니 안내원의 돌아오는 대답은
"예~!정상적으로 비행기는 뜨고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저희들도 두고봐야할거 같습니다."
라는 다소 불안한듯 애매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산넘어 산이라고 후쿠오카에서 큐슈지역 각지역으로 출발하는 고속버스의 정상 운행여부였다.
쿠마모토[熊本], 오이타[大田], 오무타[大牟田],가고시마[鹿兒島], 미야자키[宮崎]로 향하는
고속버스 및 기차는 고속도로와 철로가 끊겨버리는 바람에 쿠마모토방면으로 가는 모든 차량에 대해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스럽게도 사가[佐賀]와 나가사키[長崎]방면의 고속버스는 정상운행중인데
이것 또한 여진(餘震)의 영향 때문에 언제 또 고속도로가 통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였다.
차라리 현실적으로 포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무모하게 도전을 해 볼 것인가
하는 생각에 빠져있었지만 어느 순간 나는 토요일 새벽녘에 집을 나서고 있었다.
뉴스에서도 이미 접했었지만 큐슈(九州)로 여행을 계획했던 많은 한국인들이 여행을 포기하고
대부분이 티켓을 환불받아 공항은 평소 주말공항과는 달리 아주 한가롭고? 여유가 있었다.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카운터에 한 번 더 물어보니 아직까지는 특이사항이 없으니 안심하고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비행기에 올랐다.
뉴스에서 말했던 현실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늘 만석(万席)이었던 좌석이 그날은 1/3정도만 사람들이 앉아있었지만
그나마도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불길함이 엄습해오는 느낌이 있었지만 나는 모험을 선택한 만큼
용기?있게 작전을 실행하기로 했다.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고속버스티켓팅을 하면서 안내원에게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국에서와 별반 다르지않았다.
버스에 오르고 고속버스는 이윽고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토스[鳥栖]분기점[Jct]에 다다를 즈음에는 자위대병력을 실을 차량과 구급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을 보니 사태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탄 버스는 어느듯 우레시노(喜野)IC를 지나 이사하야(諫早)IC에 도착할 무렵
일본사람들의 핸드폰에서
"지신데스(地震です)지신데스(地震です)지신데스(地震です)라는 멘트가 나오는 순간 버스가
격렬히 흔들렸다.
그렇다 지진이였다.
쿠마모토의 지진여파로 약300여차례 여진이 일어났던 것 중에 하나였던 것이었다.
일부 비명을 지르는 승객이 있었지만 모든 승객은 침착하게 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운전기사님은 혹시라도 부상자가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다시 버스는 출발을 했고 이윽고 버스는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점심시간이 다 되어갈 즈음이었다.
우선은 오늘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서 배를 든든히 채워야했다.
터미널 건너편 아뮤프라자에서 유부초밥과 도시락 생수를 넉넉히 사서 배를 채운후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갔다.
나가사키터미널에서 그녀의 회사까지는 10km
버스로 이동하면 약 30분정도가 걸리는 거리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일본어도 잘 못했을뿐더러 복잡한 일본의 시내버스체계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아주아주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나가사키역에서 그녀가 일하는 회사까지 장장 10km라는 거리를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가는 길은 잘 알고 있냐고?
물론 잘 알고 있다.
두번째 방문 때 그녀가 그녀의 회사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갔을 때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외워둔 탓인지
그리 힘들지는 않을거 같았지만 막상 걸어가 보니 4월중순의 날씨가 좀 더운탓에 걸을 때 좀 힘든거
빼고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두시간여를 걸어 그녀의 회사 부근에 도착하였다.
우선은 배가 너무 고팠다.
저기 멀리 훼미리마트 편의점이 보였다.
편의점에서 커피우유와 빵을 사서 그녀 회사앞으로 걸어갔다.
쪽팔린것도 없이 그냥 걸어가며 빵과 우유를 마셔가며 그녀의 회사쪽으로 걸어갔다.
때마침 오후 휴식타임이라 많은 공장 근로자들이 휴식을 하기 위해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내 모습이 신기했는지 힐끗힐끗 쳐다보는 눈길이 있었지만 적당히 무시하고 나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그녀의 차가 회사 주차장으로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녀가 운전하면서 나를 발견하기 쉬운곳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표정은
에~뭐야~?????뭐야!????를 계속 외치는 거 같은 표정이었다.
이윽고 그녀의 차가 내 앞에 멈춰서고 나는 그녀의 차에 탔다.
그녀는 말했다.
미유키: 발님상~ 어떻게 된 일이므니까? 오늘 사장님과 외국출장 간다고 하지 않았스므니까?
나: 예~ 그렇습니다. 미유키씨
하지만 당신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당신에게 알리지 않고 왔습니다.*^^*
어쩔수없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물끄러미 보는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미유키: 정말 발님상~ 상상도 못하고 있었스므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황이 좋지 못한데도 나를 만나러 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 아닙니다.
난 그저 당신을 너무 만나고 싶고 보고싶어서 이렇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도시락 한 개만 먹고 많이 걸었더니 배가 많이 고픕니다.
식사를 하러 가면 좋겠는데 추천 해 줄만한 음식이 있습니까?
라고 묻자
미유키: 아~뭐가 좋을까요???
혹시 발님상 스시 좋아하므니까?
그렇다 일본하면 역시 스시다.
하지만 내가 여지껏 먹어본 스시는 결혼식 끝나고 먹는 뷔페에 있는 스시 그리고 가끔씩 사장 술자리에서
수행기사를 위해 내어주는 식사중에 먹어 본 스시가 전부였다.
알다시피 한국에서 먹은 스시의 맛은 도찐개찐이다.
나는 정말 먹고싶다라고 말한 뒤 우리는 하마노마치에 있는 와카타케마루라는 회전스시집으로 갔다.
가격은 100엔부터 400엔까지 생선 종류도 다양하고 생선이 아닌 다른 재료로도 스시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큰 메뉴판을 보여주면서 어떤것을 먹고 싶냐고 물어 봤지만 나는 주문하는 방식도 모르고 글자도
잘 읽지 못했기 때문에 주문은 그녀에게 맡기고 우선 콘베어 벨트따라 오는 녀석중 한 녀석을 집어들고
스시용 간장에 콕콕찍어 먹어 보았다.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알렐루야를 외치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미유키: 발님상~혹시 생맥주 드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언젠가 일본은 자주 드나들던 동생에게 들었던 말이지만 일본에 가거든 꼭 가게에서 생맥주 한 잔
마셔보라는 권유를 받은적이 있는데 이 번에 그 권유대로 한 번 일본 생맥주가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게
권하는지 이유라도 알아보자라는 의미로 그녀에게 생맥주도 한 잔 주문을 부탁했다.
잠시후 생크림처럼 보이는 거품이 흘러 넘치는 생맥을 가져다 주었고 나는 바로 몇 모금 들이켰다.
스시를 먹었을 때 알렐루야를 외치고 싶었다면
스시와 생맥을 같이 먹을 때에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라고 외치고 싶을정도로 정말 태어나서 느껴본 맛 중에서 가장 행복한 맛이었다.
그렇게 우리 두사람은 서른접시 이상을 먹었다.
생새우로 만든 스시도 있었고 문어숙회다리로 만든 스시 그리고 마구로(참치)만든 스시는 정말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맛있었다.
거기에 생맥주까지 한잔 들어가니 세상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당시의 생각 때문에 입속에 침이 고인다 -.-;;]
계산을 하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스시가게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 숙소를 잡아 놨기 때문에
우리 두사람은 나가사키 시내를 두손을 잡고 걸어가며 데이트를 했었다.
무척이나 행복했다.
3초의 여유 참 어렵습니다 ㅎㅎㅎ
이거 영화로 나오는 것 아니겠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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