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니,
대학에 붙은 해에 부모님과 기차타고,
할머니댁 갈 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예.
할머니댁이 온양이었고,
명절이라 기차표 예매를 못해서,
장항선 무궁화호 입석을 끊고,
가족 모두 기차에 올랐지예.
친화력 좋으셨던 아버지께서,
옆에 있던 어떤 남성분께 말씀을 거셨고,
두 분이 동향이라고 하시며,
뜬금없이 그 남성분이 자기 가족을,
저희 가족에게 소개해 주시고는,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
두 분이 갑자기 맥주를 드시네예.
저희는 홍익회 카트에서 안주거리를 사고,
상대방 분은 갑자기 과일을 어디서 꺼내시더니,
제 또래로 보이는 따님께서,
과일을 깎아 주셨네예.
그 때 장인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교제를 했으면, 잘 살고 있을텐데..
참 후회되는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네예.
요즘은 요즘 시대에 맞춰 각자 신경 안 쓰고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긴 하지예.
선뜻 먼저 나서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지예.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과일 깎아주던 그 아가씨가 더 예뻤던거 같아예.
장인어른이 될 수도 있었던 분이 잠깐이지만 저를 좋게 보셨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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