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저녁...
집사람과 퇴근 후 소주 한 잔 하러 오랜만에 동네 낙지집을 찾았습니다.
딸아이 학원 바로 옆이어서 딸아이도 학원 마치고 합류해 셋이 둘러앉아
낙지탕과 산낙지에 칼국수, 볶음밥까지 아주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얼마에요? 했더니 딱 100,000 원 이라고 하십니다.
어? 생각보다 많이 나왔는데? 하며 내역서를 좀 달라고 했죠.
다른건 가격이 정해져 있는데 산낙지는 가격이 시세로 표시되어 있어서
얼마나 하는지 확인도 할 겸 달라고 했는데 이런... 포스가 없는겁니다.
환갑은 훌쩍 넘기셨을 법한 사장님께서 일반 영수증에 내역을 하나하나
적어서 주시는데 죄송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정성껏 써주신 내역서를 확인하고 기분좋게 카드 결제하고 나왔습니다.
(확인 후 찢어버려서 아쉽게도 사진은 없네요.)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4월 마지막 날...
저녁에 세식구가 횟집에서 저녁을 먹던 중 카드값 생각이 나서 얼마나 썼나
하고 문자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뭔가 금액이 안맞는 느낌이 드는겁니다.
40 만원 이상 사용해야 다음달에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카드라 대략적인
사용 금액을 맞춰 사용하는데 금액이 안맞는 겁니다.
해서 다시 한 번 자세히 봤더니 세상에 이런 일이...
100,000 원 이 결제되어야 하는데 10,000 원 이 결제된 겁니다.
술취했나?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봐도 0 이 하나 빠진 겁니다.
요즘엔 죄다 포스 시스템이 있어 주문한 내역대로 바로 결제가 되니
얼마가 결제되었는지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보고나서 진짜 놀랐습니다.
집사람도, 딸아이도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냐며 함께 놀라네요.
순간 90,000 원의 공돈이 생겼다는 생각과 맘속으로 죄를 짓는 것 같은
불편한 생각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이걸 그냥 꿀꺽 해버려? 아냐... 요즘 자영업자들 힘드신데 돌려 드려야지...
짧은 시간에 참 긴 고민을 하고 있던 참에 마주 앉은 두여자가 뭘 고민하냐며
당장에 가자고 합니다.
ㅋㅋㅋ
쏙스러워 얼굴이 벌~개집니다.
이미 시간이 늦어 오늘은 텄고 내일 갈께 하고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다음날 저녁 약속에 못가고 어제 다녀왔네요.
퇴근 후 증인이 되어줄 집사람 손을 잡고 낙지집을 찾았습니다.
저녁 시간이라 바쁘신 모습에 말씀드릴 타이밍만 노리고 있다가 서빙을 하시던
사모님께서 카운터 쪽으로 오시길래 사모님~ 하고 불렀더니 잠깐만요 하며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바쁘게 왔다갔다 하십니다.
몇번을 가서 식사를 하면서 느낀건데 사실 사장님, 사모님 모두 좀 차가우십니다.
이번에도 바빠 죽겠는데 왜 안올라오고 카운터 앞에서 알짱거려? 이런 뉘앙스가
뿜어져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 저희쪽으로 와서 무슨 일이냐고 약간의
짜증섞인 투로 물어 오십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결제된 카드 문자와 카드사 앱의 이용 내역을 보여 드렸더니
한쪽에 있던 스프링 노트를 뒤적이시면서 진짜 100,000 원 이네? 하십니다.
그제서야 살짝 미소를 지으시며 저양반이 0 을 하나 빼먹었네... 하시네요.
그러면서 요즘에도 이런 분들이 계시네... 얼른 올라와요. 비빔밥 하나씩 드시고 가세요.
하시는걸 저희 저녁 약속 있습니다. 하고 90,000 원 결제하고 얼른 나왔습니다.
카드 결제를 하시면서 얼굴 잘봐둬야지, 꼭 기억할테니 다음에 꼭 와요. 하십니다.
예~ 하며 도망치듯 가게를 나왔는데 왜 당연한 일을 했는데 온몸에 소름이 끼치듯
찌릿찌릿 한걸까요?ㅋ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90,000 원 이지만 꿀꺽하고 말고를 떠나 솔직히 마음이
따라주질 않았습니다.
가게를 나와서 소고기를 구입해 집에 들어가 딸아이에게 결제 문자를 보여줬더니
당연한거 아냐? 이러네요.
아빠 최고 하면서 뽀뽀라도 해주면 어디 덧나냐? 이 아들보다 무뚝뚝한 무늬만
딸래미야. 칫!
하기야 몇천만원 들은 가방을 돌려주었다는 택시 기사님들 기사도 자주 접하는데
9만원 갖다가 생색은...ㅋ
그래도 내심 뿌듯합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 포스 꼭 설치하시고 힘내세요 ^^
가입 후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사는 얘기 하나 올렸는데 이렇게 많은 댓글이 달리고 베스트까지...
긴 글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절대 어그로 끌 생각으로 쓴 글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의견이 나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좋게 생각해서 칭찬과 응원해 주신 분들의 글과 더불어 당연한 짓 아니냐며 비판과 지적해 주신 글
모두 겸허히 받아들여 좀 더 성숙한 보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 9만원이 9억이 되어 돌아올겁니다.
칭찬드립니다
당연한 거지만 ..이거 쉽지 않은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멋지십니다~~
저 부부가 요즘 누구들처럼 일부러 계산안하고 튀다가 다시 계산하러 가신것도 아니고..
엄연히 식당에서 실수해서 누락된거 찾아준건데 칭찬받을일 아닌가요?
길가다 누군가 내앞에서 지갑을 떨어트렸는데 그걸 보고 돌려주는건 칭찬받을 일이죠..
혹시나 내가 지나가다 어깨툭해서 그 사람이 지갑을 떨어트렸을때 그걸 보고 돌려주는건 당연한거고..
식당에서 실수한거면 그냥 넘어가도 된다는 말로 들리네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내가 먹은만큼 지불하면 그게 맞는겁니다
누군가가 내 앞에서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보고 돌려주는건 칭찬받은일이 아니고 당연한겁니다 ㅡ ㅡ
내것이 아니니깐요-_-;;;;;;
내것이 아니니까?
남의 실수를 메꿔주는건 칭찬받을 일입니다.
말그대로 함께주워서 '도움'을 주는거잖아요
예가 다른경우지요
식당에서 내가 먹은것만큼 계산을 덜한 것에 대해 완불한 것은 당연한거에요
남의 실수를 메꿔주지 않으면요? 범죄인데요?
먹었으면 먹은만큼 비용지불한게 당연한건데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세상이 흉흉해서 이런일조차 칭찬받는글로 올라온것이 참 웃기지만,
저는 저런 경우가 생기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갔을겁니다
분명 저같은 시각을 가진분들이 많을거에요
왜 고민합니까?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아 이거 그냥 넘어가면 결재안된금액 개꿀~ 이러고 넘어간다면
그냥 9만원에 모든 양심을 팔아버린겁니다
그게 정당화가 됩니까?
업주가 실수했으니깐~ 난 정당해~ 이게 됩니까
안되잖아요? 좋던 싫던 귀찮게됐던 돌려줘야합니다
자의적으로 돌려주냐, 강압적으로 돌려주냐 그 차이일뿐입니다
나중에 업주가 정산하다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업주입에서 나와 돌려주게 되면
정말 추한상황이 될 뿐이죠
자식이 부모한테 효도하는건 당연한거지만 효자,효녀라고 칭찬하고 상도 주고 하지요.
부모님한테 차 뽑아드렸습니다라고 하면 효도는 당연한건데 그걸 자랑이라고 하냐..라고 뭐라하진않습니다.
왜그럴까요?
왜냐하면 당연한 일인데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글쓴분의 행동이 당연하다 아니다를 떠나 누구든 자신있게 그리 행동하기가 쉽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에 댓글 달아봤습니다.
각박한 세상이라 이런일에도 칭찬하냐..라기보다 이런 일에도 칭찬이 인색해지는 세상이 각박한 세상이 아닐까싶네요..
버스에서 노인한테 양보해주는거 이런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니깐요-_-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도덕적인 부분이니깐요
하지만 저건 도덕적인것과 다른 이유잖아요
말씀드려도 그렇게 생각하니 더이상 말씀은 안드리겠으나 칭찬을 많이 여기저기 해주는 취지는 좋은거다라는걸로
받아드릴게요
중요한건 세상이 각박하다, 세상에 도둑이 많다, 안그런사람도 많다 이런 전제는 쓰잘데기 없다는겁니다
내가 잘하면 되는것이지 내가 양심대로 살면 되는것이지 거기에 무슨 세상이 각박한 세상인데
이런 세상이라면 칭찬받을일이다가 도대체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당연한 일이나 실제행동으로 옮기기 힘들다고 말씀하셨죠
님과 저는 그 차이인것 같네요 전 그게 실제행동으로 옮기는게 도대체 왜 힘든지 이해가 안가는겁니다
요즘 세상에 다들 그렇다는건 필요없는 얘기고 남들과, 세상과 비교할필요 없잖아요
옳은일이면 하는것이고, 잘못된 일이면 안하면 딱 그뿐입니다
추천 꽝!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상입니다
이런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게 칭찬거리인지 이해가 안가죠
세상이 흉흉하다고 이런일이 칭찬받아야 된다니 -_-
내가 먹은 값에 대한 지불 그 뿐입니다
더 준것도 아니고 덜준것도 아니고 딱 먹은만큼 지불하고 온건데 거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게가 실수한거니 굳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진짜 잘못생각하는거죠
세상이 따뜻하고 말고가 뭐가있지... 범죄냐 아니냐의 문제인데....-_-
똥이라도 굵어야지
영수증 보니 3천200원이 찍혀있어서 웬 꽁이냐...라는 생각 잠깐 하고 차 돌려서 과일가게 가서 사장님한테
계산 잘못 됏다고 얘기 하니 사장님: 아,..예..한마디 하고 카드취소 하고 다시 결제 해줌.
뭘 기대하고 간것도 아니지만 고맙습니다. 안녕히가세요. 라는 말도 못 듣고 뒤돌아서서 나오는데
기분이 참...엿같더라구요.ㅋㅋㅋ
당연한 거라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 당연한 것도 안하는 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양심적인 행동을 하면 바보라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바른 행동을 하신 분한테 궁디팡팡해주면 좋잖아요. 덕업상권이 이런 겁니다.
덜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절~~~대 아무도 다시는 안오십니다.근데 100원이라도 저희가 계산실수로 더 받으면 바로 나갔다가도 돌아옵니다..정말 잘 하셨습니다. 복 받으실겁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