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글을 남겨봅니다.
저를 짐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병으로 고생하면서 살아가다가 갑자기 장애를 맞게 되어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바라보는 세상과 걸어다닐 때의 세상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순식간에 느끼면서 심지어는 사용하지 않던 모자까지 쓰면서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외에 주거지와 가까운 편의점과 몇개의 식당이 외부와 접촉하는 전부가 되었고 그런 시간이 약 4년 정도 흐르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출입하는 편의점은 국내 업계 1위를 자랑하는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브랜드로 점장도 비교적 친절한 편입니다.
갑자기 장애인이 되고 나서 전처럼 매장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의점 입구에서 물품을 구매하곤 하는데 좁은 매장에 들어갈 수 없어서 그들을 소리쳐 부르거나 클랙션을 눌러 점포 관계자를 부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주가지 인근에는 수많은 편의점들이 존재하지만 그 대학로 편의점중 저는 유독 그 점포만을 충성도 있게 이용해왔습니다.
그 날은 아주 약한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내점한 수많은 손님들이 몰릴 시간입니다. 제가 늦게 점원과 접촉해도 상관 없는 일입니다. 저의 모습을 보다 못한 택배 손님이 점원에게 밖에도 손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비를 맞고 기다렸습니다.
중국인의 눈에는 비맞은 구걸하는 거지처럼 보였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불쑥 점원 아가씨가 나타나서 제게 기분이 나쁘다며 항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편의점 관계자들과 나쁜 관계도 아니고 문제가 발생한 적도 없었습니다.
시대가 달라서일까... 이 편의점에는 유독 중국인 유학생 3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고 그 멤버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어로 소통하면서 중국인이 저의 말을 오해할 가능성이 더 클까요? 아니면 제가 중국인의 한국어를 오해할 가능성이 더 클까요? 왜 제가 먼저 인사하고 물품을 요구하거나 메모지로 품목을 전해줘야만 했을까요? 그런 제게 첫번째 날아오는 인근 대학 중국인 유학생의 한마디는 "기분 나빠요! 기분 나쁘다구요!"
국적을 떠나서 딸만한 아이를 제가 울릴 이유도 없고 벌써 그 아이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모습이 보었습니다. 화가 난다기보다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늦은 시각에 자신의 억울함을 점주에게 호소한다며 제게 맞서더군요. 저는 품목 하나만 달라고 요구한게 전부였습니다. 이에 저 역시 다른 근무자들과 점장을 모르지 않으니 이 말을 해보겠고 늦었으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늘의 상황을 말해보겠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 주시겠어요?" 라고 한 말이 제가 부탁한 말의 전부었으나 그게 기분 나쁘다며 대드는 중국인 유학생의 태도가 단지 문화적 차이라고만 봐야할지, 아니면 언어이해의 한계라고 봐야할지 저는 그저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 오늘이었습니다.
점장이 있는 시간에 물건을 사러 갔었고, 저는 점포밖에서 점장을 불렀습니다.
문제는 이미 저는 덮어버린 그 사건 당일 중국인 유학생 알바를 감싸면서 무슨 일이 있으셨냐면서 제게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더 황당하고 당혹스럽더군요. 국적을 떠나서 딸같은 아이를 제가 너그럽게 용서하고 덮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인데 내용인즉 제가 잘못했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부르는거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점장 요지인즉 사건 당일 시간당 약 50건의 매출이 발생되는 바쁜 시간에 오지 말고 아주 한가한 낮에 와서 나에게 오더를 달라는 항의였습니다. 아이가 울고불고 심야에 전화를 했다면서 저를 탓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 편의점에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는 조건으로 경사로도 없습니다. 억지로 진입이 가능해도 손님이 많다면 저는 계산대를 점유하는 장애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너무 심한 것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휠체어로 진입이 불편해서 정상인일 때부터 갑자기 장애인이 된 순간까지 돌아온 충성도를 준 단골 편의점 점장 마인드에 충격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정상인 시절로부터,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이용해왔습니다.
요구인 즉, 자신이 근무하는 대낮어만 와서 필요한 것을 한 번에 사가라는 것입니다. 오늘 이렇게 요구하더군요.
공산주의 국가의 배급대가 이런 방식이 아닐까 하는 황망한 생각입니다.
갑작스런 장애라는 벽에 부딪쳐 필요 이상의 이웃들의 관심에 미안함과 황망함이 이만저만이 아닌 그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늘 감사하면서 그저 미안하기만 합니다.
이 편의점, 이용하는 것이 맞을까요? 분란을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이제 그런 문제로 누군가와 부딪쳐야만 하는 삶도 지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왜 언어 소통이나 감정적 소통도 어려운 외국인들이 편의점의 알바가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건비라고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 몸이 불편한 사람한테..
요즘 무개념 알바가 많다고는 하지만
점장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네요
편의점 본사에 컴플레인 넣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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