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대론'으로만 봤을 때 가장 '이념적으로' 대학 시절을 보낸 세대가 넓게 잡아 80년대와 90년대 학번, 나이로 치면 40~60대의 세대들이다. '빨갱이'라는 욕을 먹어 가면서 마르크스와 레닌을 공부하며 '계급'을 이해했고 어떻게 제국주의가 세계 대전으로 이어졌는지, 어떻게 우리나라는 식민지가 되었는지, 항일 무장 투쟁은 어떻게 전개가 되었는지, 왜 친일의 역사는 청산되지 못했는지, 왜 우리나라는 분단이 되었는지를 공부하며 민주화 운동을 이어나간 세대가 바로 이들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해야 하며 왜 '평등'이 이 땅에 필요한 가치인가를 몸으로 배운 세대가 바로 이들이다.
사법고시 9수를 하면서 청춘을 보낸 윤 대통령께서 '이념적'으로 전쟁을 해보자시니 뭐, 오래전 정리해두었던 사회 과학 서적, 역사 서적, 세미나 커리큘럼들 꺼내놓고 다시 곱씹으며 공부를 하고 유튜버로 변신한 그 시대 선생님들, 동료들, 친구들의 인터넷 강의를 다시 들으면서 전열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질 않는가. 싸울수밖에 없질 않는가 아, 강제로 역사를 공부하게 해주시는 희한한 능력을 지니신 2023년의 대통령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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