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필이면 회식이 있어서....
보통 상식이 있으면 폭우니까 취소하던지 일찍 끝내고 갈사람 가라고 했어야 하는데
왜 강행해가지고 사람을 이리 힘들게.... ㅜㅜ
제가 근무하는 회사가 합자회사다보니 모회사 2군데 대표가 참석하는 회식이라 참석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9시가 되어서야 술집에서 나올 수 있었슴다.
나오자마자 폭우가 들이붓는데 그냥 늘 하던데로 버스를 타면 오늘은 금방 가겠구나. 한 30분 걸리겠네.
라고 생각한 제 자신이 한심....
서초역 앞에서 광역버스를 탑니다.
교대를 향해서 가는데 기사님이 대뜸 도로가 잠겨서 못가니까 바로 양재로 가야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내릴 분은 어여 내리셔요. 이렇게 말합니다.
그치만 저는 경기도러.....
최종목적지 의왕톨게이트에서 내려야하니 가볍게 무시하고 유튜브를 봅니다.
근데 와인을 들이부은 영향일까.....
점점 방광이 차오릅니다. 차오르는 방광보다 빨리 도로는 물로 차오릅니다.
완전 꽉막혀서 오도가도 못합니다.
아예 전방 도로가 물에 잠겼고 경찰차가 막아섭니다.
4차로 도로에서 버스가 낑낑대며 유턴해서 다른 길을 찾아봅니다.
이 때부턴 이제 원래노선대로가능건 포기하고 탈서울이 목표가 됩니다.
이 때 시간이 11시 반.....
대체 언제 가나...... 체념하면서도 방광에서의 신호는 강해집니다....
원래 버스탔던 서초방향으로 다시 돌아 양재로 겨우겨우 왔으나 이미 원래노선은 차로 꽉찬 상황이라 들어갈 수 없는 상황....
결국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판교로 향합니다.
내릴곳이 어딘지 기사님이 승객들에게 여쭤봅니다.
저는 자신있게 의왕톨게이트라 말하지만
기사님 왈. 어? 의왕톨게이트는 못갈거같은데여. 북수원에서 빠져서 갈수밖에 없어서요.
속으로 당황했지만 그럼 북수원에서 내려서 택시타고 가면 금방이야. 좀만 참자.
그렇게 북수원에서 내립니다.....
그 때 시간은 이미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방광이 폭발할거 같지만 K문화시민으로서 노상방뇨는 도저히 할 자신이 없어 꾹 참고
택시를 잡아봅니다.
망할. 카카오t로 아무리 불러도 택시가 안옵니다. ㅂㄷㅂㄷ
어쩌지 어쩌지 여기까지 와서 모텔가기엔 돈도 시간도 너무 아까운데....
그럼 반대방향으로 넘어가서 버정에서 기다리며 택시 아무거나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도로를 건넙니다.
버정에 가까워올수록 남자들 몇명이 모여있습니다.
그 분들이 다가오는 절 유심히 봅니다.
그 중 한분이 어디가시냐고 묻길래
'아 저는 ㅇㅇㅇㅇ으로 갑니다' 라고 답했는데
'아 잘됐네요.같이 타고 가면되겠네'
다행히 방향이 같았습니다 ㅜㅜ
아무래도 한무리의 아저씨들은 대리기사님들인거 같았습니다.
저에게 말걸어준 그 분이 택시를 불렀고 그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 분들이 오늘 비 땜에 하루 장사 망쳤다고 투덜댈 때
저는 그저 '싸고싶다. 정말 미치겠네. 집가고싶다. 싸고싶다'
생각만 반복할 뿐 그 어느것도 눈에 안들어왔슴다.
10분 정도 기다린 후 드디어 택시가 옵니다.
그렇게 기사님들과 저는 하나가 되어 택시에 오릅니다.
택시요금은 2만원.
4명이니 두당 5천원으로 내고 저는 무사히 집 앞에 내려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현관문 앞에서 비번 누르고 들어가는 시간 새벽 1시 반.....
서초에서 9시 정도에 출발해서 무려 4시간 반이나 걸린 저의 퇴근 일지였습니다.....
오늘 출근하니 다들 늦게 들어가셨다던데 제 퇴근 시간 듣고 모두 놀라시네요 ㅡㅡ
하루 쉬게 해주던지 참나.
암튼 어제 비 땜에 고생하신분들 정말 많다는걸 느꼈네요
글은 재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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