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모두들 안녕하세요! :)
오랜만이군요~ 다들 잘 계신지요?
얼마전 알래스카에서 조종사 생활을 하며 몇번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ㅎㅎ 그때가 참 그립네요.
지금은 새로운 직장으로 인하여 뉴욕으로 와 생활하고 있답니다.
오지에서 살다가 갑자기 이런 곳으로 오게되어 좀 정신없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 집!? 을 소개해 드릴까 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1988년 포드 이코노라인 캠퍼밴 입니다! 제가 89년생인데 저보다 한살 더 많은 녀석이에요 :D 오래 되었지만 아직 튼튼합니다!
제 회사 같은 경우 신참 조종사들은 대부분 뉴욕으로 보내지게 되는데요 - 뉴욕에서 거처를 구하려면 한달 월세가 150~200만원 정도로 아주 비싸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는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자는 날보다 여기저기 호텔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아서 ..... 한달에 얼마 있지도 않을 건데 그렇게 비싼 월세를 내기가 무척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캠핑카를 하나 사서 생활 해 보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뉴욕에서 가능할지 싶었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처음 샀을 때 모습입니다. 워낙 오래 됐다 보니 원래 있었던 페인트가 많이 옅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34 년이나 됐어도 하체 부식 같은게 전혀 없었고 잘 굴러가기에 그냥 샀습니다 ㅎㅎ. 한 700만 원 정도 했어요.
텅 빈 인테리어 모습입니다. 포드에서 그냥 화물차로 출고된 것을 어느 업체에서 지붕을 높이고 간단하게 꾸며놓은 것 같았어요. 멋지게 꾸미는 거보단 그냥 간단하게 잠을 잘 정도만 됐으면 만족 했기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타이어가 조금 오래 되어서 여기저기 금이 가 있었기에 네짝 다 갈아 주었습니다. ㅠㅠ 타이어가 조금 커서 그랬는지 네개 다 가는데 한 90만 원 들었어요. 비싼건지 아닌건지 시세를 잘 모르겠네요 ㅎㅎ;;
한국에도 비슷한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속담에 - 침대, 타이어, 신발은 돈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답니다. 중요하니까 그러겠지요?
지붕에 올라가서 작동하지 않는 환풍기를 갈아 주는 모습입니다. 이런 종류의 정비는 전혀 몰랐지만 유튜브 보면서 하니 크게 어렵지는 않더군요! 아무것도 알지 못 하더라도 의지만 있다면 정보를 얻고 할 수 있는 세상이니 참 좋습니다!
환풍기를 갈다가 보게 된 건데요, 차 천장에 한 뼘 정도 두께의 두터운 인슐레이션이 있었어요! 솜은 아니었고 만지면 따가운 파이버글라스? 인것 같습니다. 건설 하시는 분들은 아마 더 잘 아시지 않을까 하네요. 몸에 엄청 해롭거나 그러지는 않은지 걱정이네요 ㅠㅠ;; 에구
희미해져 버린 페인트가 아무래도 보기 좀 그래서 야메로 도색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ㅎㅎ 저는 아무런 기술도 없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냥 페인터 테이프를 두르고 "마린 페인트" 라고 하는 선박용 페인트를 바르기로 했습니다. 그게 방수도 잘 되고 내구력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음... ;;
흠... ;;
말 그대로 그냥 페인트 통에 붓을 찍어서 둘둘 발랐기에 표면이 고르지도 않고 조금 흘러내린 자국도 보입니다 ㅋㅋㅋ
안 좋게 말하면 망한 거고 좋게 보면 굉장히 유니크 합니다 ㅎㅎㅎ
하지만 은퇴 하실 아버지와 함께 하루 종일 재밌게 일 해서 참 즐거웠어요!
쨘! 잠깐 소개 해 드리고 싶은 제가 정말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 아버지예요!! 자식들에게 더 좋은 삶을 주고 싶다고 미국으로 이민 오셔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어요!! 예전 한국에서 좋은 대학 나오시고 유공이라는 회사에서 일 하셨다고 했는데 미국으로 이민 오셔서는 닭공장에서 일 하시다가 구두수선을 하셨습니다.
이십년이 넘게 남의 구두만 고쳐주시다가 이번에 아버지 은퇴 하실 때 제가 엄청 좋은 구두 한 켤레 사 드렸어요!! 한국 아버지들이 대부분 그러시는 거 같은데 자식들에게는 정말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면서도 본인에게 돈을 쓰는 것은 정말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ㅠㅠ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한국 장흥이라는 시골로 은퇴 하셨는데 앞으로 제가 아버지 꼭 편하게 해 드릴 거예요!!!
캠핑카 안 침대에 누워 보시는 아버지! ㅎㅎ 제가 차에서 생활 한다고 하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습니다. 저는 엄청 재미나고 그럴 거 같았는데 부모 마음은 그런게 아닌가 봐요.
캠핑장에는 이렇게 캠핑카의 전기와 수도를 연결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에어컨과 히터 도 되고 따뜻한 물도 나와서 생활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아요.
헤드라이트는 조금 더 밝은 걸로 바꿔 주었습니다. 알래스카 번호판은 계속 그대로 가지고 갈 예정입니다 ㅎㅎ 뉴욕에서 살고 있지만 뉴욕 주민으로 등록하고 번호판을 얻으려면 뉴욕 주소와 뉴욕 운전 면허증이 있어야 하는데 주소 있는 거처가 따로 없으니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이대로 있어도 괜찮다네요.
차에는 메인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 총 두 개가 있습니다. 엔진은 7500cc 8기통 엔진;;; 인데요 연비는 절망적이지만 힘은 있어서 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어요. 기름 넣으러 갈 때마다 눈물을 흘리게 되지만 월세를 안내니 남는 장사라고 항상 자기 암시를 겁니다. :P
침대 싱크대 난로 에어컨 전자레인지 가스렌지 화장실 샤워 등등 좁지만 꼭 필요한 건 다 있답니다! 밤에 차 안에 들어 앉아서 있으면 굉장히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에요. 인터넷은 핸드폰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일이 없는 날에는 뉴욕 롱아일랜드 쪽으로 운전하고 와서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밥도 지어 먹고 스팸도 구워 먹습니다 ㅋㅋㅋ
뉴욕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어수선할 것 같았는데 한 3~ 40분 운전해서 외곽으로 나오니 의외로 정말 한가하더군요.
뉴욕 시 안에서 차에서 잠을 자는 것은 어렵습니다 위험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조금 운전해서 나오면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아서 캠핑하기 좋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요즘 한국을 보면 무분별한 캠핑카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걸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금 아파요. 미국 같은 경우는 캠핑카나 RV 생활이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잘 자리 잡고 있어서 정해진 장소가 참 많이 있답니다.
조금 추운 밤에도 두터운 침낭 안으로 들어가자면 굉장히 따뜻하게 잘 잘 수 있습니다!
얼마전 꽤 큰 폭풍이 왔었는데요 비행 스케줄이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차 안에서 폭풍을 견뎠습니다 ㅎㅎ 비바람이 어찌나 거세게 몰아치는지... 차가 다 흔들 흔들 거려서 조금은 무섭더군요;;
일이 있는 날에는 공항 직원 전용 주차장에 차를 놓고 다닙니디. 그래서 한 3~5 일정도 비행하며 호텔에서 자다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차를 몰고 캠핑장으로 가는 거지요! ㅎㅎ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떠돌이 생활이지만 아직까지는 나름 재미있습니다! 이것도 싱글일 때만 가능한 거겠죠 ㅋㅋㅋ 굉장히 자유로운 느낌입니다
CRJ-900 의 조종실 모습입니다. 알래스카에서 경비행기로 뽈뽈거리면서 이곳저곳 맘 편하게 술술 비행하다가 이런 환경으로 오니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뒤의 승객들이 잔뜩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많이 긴장되기도 하구요 ㅠㅠ
게다가 뉴욕 JFK/라과디아/뉴워크 공항이 정~~~말 분주한 곳이라 눈과 귀가 정말 다 핑핑 돕니다. 라디오에서 말들은 또 어찌나 빨리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듭니다;;
그래도 자주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 조종사 분들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요 :) 하늘에서 만나게 되어 참 기쁘답니다!
ㅋㅋㅋ 조종실로 놀러온 미국 꼬마들 입니다. "아저씨 저도 조종사 되고 싶어요!!!!" 하면서 파고 드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ㅎ
비행중에는 다른 사람이 엄격하게 통제 되지만 게이트에 있을때는 누구나 와서 볼 수 있답니다! 어린이들에게 특별히 신경 써서 투어 시켜 주고 회사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라는 지침도 있어서 (평생 고객 만들기 꼼수;;) 1등석 쿠키도 손에 쥐어 주고 조종간도 잡게 해 주고 잘 대해줍니다 ㅎㅎ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하지요!! 이녀석들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언젠가 함께 비행 해 보기를 기대합니다 :)
이럼 휘양찬란한 뉴욕의 밤하늘도 나쁘지는 않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랬던 알래스카의 밤하늘이 더 그립군요 :)
언젠가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요.
세상적으로 보자면 지금 뉴욕에서의 생활이 조금 더 '성공' 해 보일 수 있겠지만... 제 마음은 솔직히 그렇지 않은것 같아요. 진정한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는 각자 다르겠지요. 하지만 지금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오늘을 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 합니다.
한국에 계신 보배드림 여러분! 모두들 잘 계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미국/한국행 비행기에서 뵈요!
여기저기 누비고 거기에 직업은 파일럿..ㅎㄷㄷ
그냥 제대로 즐기면서 사는 인생이시네요. 멋지십니다.
님의 여정이 앞으로도 희망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엄청멋지십니다
간간히 소식들려주세요!!^^
발암물질로 아는데.
후속편도 기대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멋지십니다!
멋진삶 부럽네요
건강하게 더욱 즐겁게 사시길 응원합니다
추천 꾹 누릅니다^-^
항상 건승하십쇼!!
빠져드네요..재미나게 잘 봣습니다.
추천 =b
응원합니다
마음이 따듯해지는 사진과 글들이네요
너무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요즘 세상이 무섭고 흉흉한데 정말 힐링되는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타국에서 건강 잘 챙기시고 늘 행복하세요^^
멋지시고 대단하시네요
부전자전~~~
나이가 이렇게 젊을지 몰랐네요
항상 건승 하시길
알래스카 시리즈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뉴욕 이야기도 가끔 들려주세요^^
건강하시고 즐거운 삶 되시길!^^
아버님 구두가 참 좋아보이네요. ^^
건강 잘 챙기시고, 미국가는 비행기에서 뵙게 될 날이 올 것 같습니다. ^^
흔히말하는 연예인밴 오래된넘 보고있네요..
어중간한 스타렉스 로 하느니 그냥 조금더큰 미국밴으로,, 하고싶더라구요,,
부럽습니다
함께 꿈꾸던 고딩친구는 미국에서 연수마치고 국적기 타고 있지요 (연락은 자연스러 끊긴 ㅋ)
암튼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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