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처럼 쓴 글입니다.>
나는 그냥 노무현의 퇴임 후 지지자다.
그가 정치를 하는 동안 그를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그저 언론에서 비판하는 정치인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결국, 그를 화장장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두 번 째 만남은 그의 고향에 놓여진 바위 앞에서였다.
그렇게 그를 잃었다.
그러다 이재명 이라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 신기함. 뭐 대충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저 사람은 뭔데 자꾸 시끄럽지?"
"저 사람은 뭔데 모든 정치인들이 죽일 듯이 괴롭히지?"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광화문에서 당시 정권에 맞서 단식투쟁을 할 것이란 것을 알게 됐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음을 정말 오랜만에 느꼈었다.
바로 달려가 스케치북에 '이재명을 지켜주세요' 라는 문구를 들고 단식을 시작했다.
그냥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시간만큼 정해놓고 단식에 동참하자는 생각에 단식장소와는 떨어 진 곳에 혼자 자릴 잡고 서 있었다.
땡볕에 서 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몇 시간 쯤 지나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물을 갖다주고, 팔찌를 끼워주고...
그렇게 나는 시민 동조단식 1호가 되었다.
단식투쟁이 끝나는 날까지 그곳을 오갔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분명히 본 것들이 있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며 남들 모르게 조용히 세월호 아이들에게 홀로 분양하고 오는 유일했던 정치인.
단식투쟁 장소에서 공무원들과 업무회의를 하며, 안일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계획을 말하는 공무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정치인.
마치 언젠가 보았던 노무현 대통령 회의 영상에서의 호통 같았다.
한계에 달한 그를 지켜보았다.
눈 앞에서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 섬세하게 지켜보았다.
그때 나는 그가 진짜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잘 다듬어지지 않고, 세련되지 않았으며, 고급스럽지 않다는 것은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는 그냥 그런 사람이었다.
분명 몸속 어딘가에 어린시절의 습관과 기억을 모두 담아두고 풍겨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욱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고난을 극복하고 지금의 위치에 와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다.
한편으론 나 자신의 초라함을 느끼게 할 정도로 부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자꾸만 희망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왠지 이번엔 정말 우리네 삶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되었으면 한다.
그를 만나고 단 한번도 바뀌지 않은 나의 결론이다.
그때 나는 "다시는 잃고 싶지 않습니다."
라고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또 다른 노무현일지 모르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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