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유튜브에서 썰 이야기로 보배드림을 알고만 지내다 처음으로 가입해서 글을 써봅니다.
일단 미리 말씀 드리면 제목이 저렇지만 자살암시가 아닙니다!
그리고 앞서 제가 보배드림에서 조언을 얻고 싶었던 이유를 미리 말씀 드리는 게 "굳이 이 게시판에" 라는 의문을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덧붙이자면 저는 주변에 인생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어른이 거의 없고, 지식인이나 다른 사이트에 올려도 속이 편할 것 같지 않던 와중 유튜브에서 보배드림이 "연령층이 비교적 높으며 매너 있게 대답해준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담백하게 고민만 담아내고 싶지만 이런 적이 처음이라 조금은 한탄이 섞일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저는 올해로 28살의 성인이고 20살 때 여러가지 사유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끝나리라 생각했던 진료는 작년 3월에서야 끝이 날 수 있었고 솔직히 말해서 정신과를 졸업했을 때 저는 개운한 게 컸습니다. 더이상 내 기분이나 타인에게 드는 내 감정, 나 스스로의 성격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건 정말 편안하긴 하더라고요.
그치만 그러면서도 저는 동시에 7년간의 제 시간이 통째로 날아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7년간 저도 돈을 벌어야 저희 집이나 제가 생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돈을 안벌진 않았습니다. 그만두더라도 금방 다시 구해서 굶는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약간 뭐라 해야할까. 남들이 7년간 놀 거 실컷 놀고 일할 거 실컷 일할 때 저는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그걸 깨닫게 된 건 작년 말부터였어요.
저는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전혀 모릅니다. 주식, 통장, 부동산, 저축, 보험, 근무, 복지, 노동법, 생활 등 아는 게 없어요.
어느 한 날 친구가 제게 저축 얘기를 하면서 얼마나 모았냐, 너는 어떤 걸 저축하는 게 나을 것 같냐 하는데 말문이 막힐 정도 였습니다. 그때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20대 후반을 맞이했구나 라고요.
솔직히 그때 너무 스스로가 창피하면서도 억울했습니다. 어쩌면 자기방어 일지도 모를 분노도 들었어요.
그저 스무 살부터 죽니 마니 매일 같이 병원 집 일만 반복하며 7년을 녹이고 있을 때 친구들은 사회에서 이것저것 겪어보며 여행을 하거나 회사를 다니거나 등등 알게 된 것들이 있다는 사실, 그게 현재의 나랑 그 친구들의 차이라는 것들.
그게 너무 좀 뭐라해야할까 왜 하필 나지? 싶은 생각이라고 해야할까요.
무지한 제가 쪽팔려서 귀가 화끈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30살을 맞이한 제가 우습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힘들더라도 그런 거 하나 알아내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텐데 알아보지 못한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죽느니 마느니 살았던 세월에 너무 가혹하게 생각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음.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아직도 28살인 게 믿기지가 않는데 사회는 저를 28살로 보고 대하고 있으니까 그 괴리감이 괴로운 게 맞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도 20살을 즐기고 놀며 사회를 천천히 배우고 싶었는데 덜컥 눈을 뜨니 7년이 지나 있고, 사회가 제게 온냉아 치료 다 끝났니? 이제 일을 하자! 이런 말을 한 느낌이라면 더 자기합리화 같을까요? 전 아직도 제가 20살 같거든요.
ㅎㅎ 농담입니다.
흠.
물론 나름대로 고민을 타파해보려 여러가지 시도도 해봤습니다.
무턱대고 여기다 글부터 써야지! 하기엔 일 년은 꽤 긴 시간이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내가 지금 해야하는 게 뭔지 하나하나 생각나는대로 네이버에 검색도 해보고
경제 관련으로 모르는 얘기가 들리면 물어물어 간단한 지식 정도를 채울 수는 있었고 생각보다 사회를 알아가는 게 즐거운 것도 있었기에 많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계선이라는 있는 것 같았어요.
모르기 때문에 물어볼 수도, 찾아볼 수도 없다는 느낌.
예를 들면 제 꿈은 마당 딸린 주택에 제 강아지랑 살며 차타고 출퇴근 하는 게 끝인데 그러려면 알야하는 게 집을 구매하기 위한 정보와 제가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장, 차를 사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잖아요?
그렇다면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 매매와 전세의 장단점을 알아야 잘 선택할 수 있는데 부동산엔 문외한이고,
오래 일할 수 있기 위해선 제가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야하는데 이 부분도 가진 게 없어 막막하고,
차를 사기 위해선 차 관련해서 보험이나 중고차, 차종류를 알아야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더라고요.
아무리그래도 이건 20살도 다 아는데 바보 아니냐 하셔도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제 생각도 그런 거 같아요.
그냥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알아가야할지 너무 막막해요.
저는 그냥 제 삶에 더이상 바라는 게 없이 무탈하게 무난하게 소소한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아는 거 하나 없이 외딴 나라에 덩그러니 버려진 기분이라 어떻게 뭘 먼저 해야할지 매일매일 답답해요.
얘기를 쓰다보니 중간중간 너무 격한 부분도 있었고 얘기가 이리저리 새는 것 같아 최대한 간추리고 수정은 했는데...
어떻게 잘 읽으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 올립니다.
이런 상태에서 저는 뭘 먼저 알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제가 지금 당장 해야할 게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순서도 중요도도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 그냥 너무 삶이 막막합니다.
간단한 거라도 좋으니 지금 제가 그나마 사회를 덜 어색하지 않게 살 수 있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길고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0대 중반에 청약통장이라는것을 알게되었고, 주식은 해본적도 없습니다. 변변한 취미하나 없고..아는 분야보다는 모르는 분야도 많아요. 학교를 좀 오래다니고.. 해서 28살에 독립을 시작했던걸로 기억하는데요..(300만원짜리 깔세) 사회를 덜 어색하지 않게 할 수 있다... 표현이 좋네요.
제 경험에 비춰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하시는 일/분야에서 본인의 가치를 키우는것이 제일 우선일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던 제가 가정을 꾸리고 주변을 보기 시작한것의 시작은.. 경제적인 여유를 찾고 나서 인거 같네요. 주변의 시선이나 들리는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마세요. 의미없다는것을 시간이 흐르면 곧 알게 되십니다.
경제적인 독립/자유/여유를 찾고..정기적으로 신문/뉴스 등 사회 굴러가는것을 익히세요. 차가 필요하면... 그때부터 차에 대해 관심같고 듣고 익히면 됩니다. 한꺼번에 이것저것 다 집어넣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럴 필요도 없네요.
저녁 7시 8시 9시 뉴스중 하나라도 보기.
이정도만 매일매일 꾸준하게 해도 상식도 많이늘고 세상돌아가는것도 많이 알게되여.
이과정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기르고 나면, 인터넷 검색이던 유투브를 보던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이 생김!
저도 그때쯤 제가 나이가 엄청 들었구나생각했죠
주변에서도 압박이 있었구요
근데 지나고 보니 28세 아주아주 어리고 젊고 좋은 나이입니다
나이 많이 먹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스스로 한계를 정하게 됩니다.
지금 아무것도 몰라도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서서히 하나씩 배워가면 됩니다.
7년 허송세월 보낸게 아니라 아픈 자신을 이겨낸 소중한 시간을 보내신겁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알아가면서 노력하면 결코 늦은건 없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지금 엄청 좋은 나이라는걸요..꼭요!
이 말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밑천 없으면 꼭 기술 배우세요.
행운이 항상 함께 하시길!
폰뱅킹 할줄 모름....
배민 쓸줄 모름....
지마켓 물건 주문후 결재할줄 모름.
키오스크 앞에서면 당황함.
주민등록 등본 끊으러 가면 다 물아 봐야 함.
그런데......
대부분의 관공서가 나를 알고 있음.
예의바르고 착하고 불의를 보고 참지 않으며 타인의 불편을 걱정하고
사회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사람으로 알고 있음.
물론 동네에서도 바르고 착하고 옳곧은 사람으로 알려짐.
'내가 무엇을 할수 있는가'는 인성을 제외한 평가이고
'내가 누구인가'는 인성을 포함한 평가임.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아닌 내 스스로의 기준.....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이 있어야 함.
그런 내공을 쌓지 않는 다면 나이 50넘어서
리니지 등급을 자랑하는 모지리가 될 수 있음.
(자랑한들 알아 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랑하는게 모지리짓임)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