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다녀왔더니 베스트에 많은 댓글까지,,
덕분에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뤘네요.
더 많은 이에게 베풀며, 늘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소심하여 어디 글쓰기를 망설였는데, 여러 분들의 관심과 댓글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한분한분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모두들 건승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대초반, 보배를 접하고는 거의 매일같이 들락거리며 이곳의 멋진 카라이프와 푸른정신에 빠져들었던 청년이 이제 마흔둘 중년이 되었네요.
그간 선배님들이 올려주시는 정성글을 정독하며 인생살이에 위안이 되기도, 때론 자극 받기도 하며 '나는 반드시 올곧게 살아가리라' 마음먹던게 생각납니다.
이 글이 훌륭한 인생을 살아온 이의 조언 혹은 길잡이가 되고자는 욕심보다는
언제고 나도 내차소에 꼭 글을 올려보겠노라며 오랜 기간 품었던 숙제를 끄집어 내는 마음으로, 그리고 차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철없던 보배인이 용기내어 한번쯤 공유하고픈 이야기를 전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셨음 합니다.
서두가 길었네요ㅎ 그럼 이제 갑니다~!
0. 르망
초등시절 언젠가, 지독하게 아끼고 절약을 강조하시던 아버지가 차를 사셨다며 무척이나 들떠 하시던게 기억납니다.
그날 이불을 들고와서는 아버지와 뒷자석에서 같이 잠을 잤고,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인지 이후 지금까지 차를 가져올때마다 차에서 잠을 자는게 으레 하는 의식이 되어버렸구요.
과수원 가는 시골 내리막길에서 아버지 무릎에 앉아 핸들을 같이 잡고 흔들게 해주셨던게 아직도 또렷하게 생각나네요.
차를 좋아하게된 것이 아마 그때부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1. SM3 SE
차란 본디 남들이 갖지 못한 시기에, 갖지 못한걸 가져봐야 그 희열을 느낄 수 있다고,, 그 어떤 선배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새파란 20대 초에 차를 갖는게 당키나 하겠냐만은, 그게 그렇게 또 부러웠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대학 3학년, 허리를 다쳐 6개월을 고생했는데 그 모양이 측은하셨던 부모님이 400만원을 보내주시며 차를 사라고,, 얼마나 방방뛰고 좋아했었나 모르겠습니다.
당시 금액을 맞추려 스틱을 샀고 지금 보면 좁고 좁은, 출력도 시원찮은 차량임에도 사제 오디오도 달아보고 돈없어 선팅도 직접해 보며 2년동안 신나게 몰았던 것 같네요.
14만을 뛰었던 차량임에도 잔고장 없이, 부식 없이 잘 달려준 차이기에, '르노삼성차'에 대한 좋은 인식을 남겨준 녀석이기도 합니다.
2. 윈스톰 LT
(눈치채셨겠지만, 이전의 차 사진이 없네요;;; 불펌은 문제가 될 것 같아 제조사 공지 사진을 올립니다 하하;)
운좋게 일찍 취업하여 카풀하는 친구녀석과 SM3를 잘 타고 다녔는데
어느날인가 대교 위 신호대기중에 차가 달달거리고 엄청 떨리기 시작하더라구요 (?)
대뜸 차를 좀 안다는 친구녀석이 "야 이거 엔진 고장났다"하며 수리 들어가면 수백 깨진다는 얘기에 덜컥 겁이나 정비소의 문제없다는 진단결과에도 헐값에 처분해 버렸고,,
그길로 가서 덩치좀 있어보이는, 요녀석을 데려왔습니다
(이후 그 같은 대교 위 신호대기중인 같은 상황에도 차가 떨리는 걸 경험하고 '대교 위는 차가 흔들린다' -> 차가 문제가 아니였단걸 알고나서는 친구 그노마를 콱,, ㅡㅡ;)
중고를 잘못 골라온 탓인지, 쉐보레와는 연이 아니였는지,, 클럭스프링, 쇼바, 엔진마운트, 인젝터 등 잡다한 고장에 지쳐 1년여 만에 팔아버리고 말았네요.
그 당시 높은 차고와 넓직한 실내, 나름 유니크했던 계기판과 베이지 시트는 맘에 들었던 것 같네요.
3. 2세대 SM3 RE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멀리 천안에서 살던 당시 여친이 끌고 와 타봤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당시 깜박이 소리가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윈스톰을 팔고 바로 중고상에서 또 업어오게 되었네요.
출력이 조금 떨어지나, 심플하지만 넓직한 실내, 세련된 공조기 버튼, 고속도로 주행 시 20을 넘나드는 연비로 지금까지 보유했던 차량 중 가장 손꼽는 녀석입니다. (결혼 이후 와이프 차량으로 한번 더 구매해서 2년여를 운영했었습니다)
4. SM5 임프레션 SE
스물여덟, 20대 후반이 되어보니 중형차 몰고다니는 친구들이 뭐 그리 부럽던지,, 그 멀쩡한 SM3를 상사에 넘기고는 요녀석을 데려오게 됩니다.
기름을 엄청 퍼먹는 녀석이였고 당시 리터에 2천원을 넘나들던 고유가였음에도 진주색에 베이지 시트, 주황 계기판이 그냥 앉아만 있어도 내가 카푸어임을 잊게 만드는 녀석이랄까요,,
1년 정도를 보유, 이직과 함께 장거리 운행에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핑계로 수원서 오신 엄청 깐깐한 개인분께 넘겨드리게 됩니다.
(그러다 제가 드디어 결혼을,, ㅎ)
5. 투싼 IX (등급은 기억이 가물가물,,)
결론 이후 말 그대로, 꾸려진 가정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정신차리고,,) 장거리 운행에 중점을 두고 중고로 업어오게 되었네요.
3년여를 운행했으나 4만키로를 탄 녀석을 데려와 14만키로까지 운행했으니 지금까지를 통틀어 가장 오래 뛰어준 녀석으로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넘치는 토크, 준수한 연비, 넉넉한 공간감 등 아이 둘 낳아 본가와 처가 사이를 부담없이 달렸주었으나 브레이크 밀림(?)이 무엇인지 멈추는게 왜 중요한지 1p 4p 하는 브레이크 튜닝을 왜들 하는건지 알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6. 올뉴 모닝 스포츠(?)
결혼 후 임신한 몸에도 한시간 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와이프에게 선물해준 차량이였네요. (또 중고;;)
작은 차체에, 얇은 철판떼기라서 누군가 임산부에게 너무한게 아니냐 하실수도 있겠으나 없는 형편에,, 그저 힘겨운 걸음걸이 줄여줬단 생각에 서로 고마워하며 탔던 것 같습니다.
나름 작은 차체가 귀엽고 맘에들어서 일부러 요녀석을 더 이용하기도 세차도 더 열심히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와이프가 매장 운영하며 짐싣을 일이 많아져 좋은분께 기분좋게 넘겨드리고 SM3를 다시 넘어오게 됩니다)
그러다 주차된 모닝에 누군가 사고를 내고, 대차로 그랜저를 받아보게 되었는데,, (아니 왜 모닝 대차로 그랜저를 줬을까요,,?)
또 나름 지가 대형차랍시고 승차감이란게 급이란게 뭔지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한달 백만원을 모으기 힘들던 그당시만 해도,, 대기업 팀장은 되어야 이정도 차를 운행하겠구나 하는 생각이였는데
'내가 언제고 이차를 꼭 사야겠다' 마음먹은게 그때부터 였던 것 같네요.
(드디어,,)
7. 그랜져 IG 2.2 디젤 (깡통)
그러다 IG가 출시되고,, 그당시 세상 믿고 따르던 선임이 이놈은 진짜배기라며 사야한다 하길레 진짜 구매해 버리게 됩니다.
인생 첫 신차, 삼천삼백오십(?) 정도했던 디젤에 깡통이였지만 새차 냄새를 맡아보게한 녀석으로 출고날 와이프와 손 꼭잡고 멀리 청주까지 데리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로망이던 대형차, 엑셀 얼마를 밝아제끼던 부담없는 기름값, 넓은 뒷자리에 양가 어르신 한번 더 태워드리고픈 기회를 엿보며, 그저 차만 좋아 내가 이에 걸맞은 녀석인지는 생각치도 않고 마냥 좋아했던 것 같네요.
이 차 타고 노통령님 생가도 방문하고,, (글을 쓰다 갑자기 이분 생각이 나네요,,)
여튼 여기저기 가족과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준 차량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이직을 하게 되고
뭐하나 지기 싫어하고 목표만 크며 욕심이 많던 저는
이쪽바닥 임원이 되면 주어지는 G80이라는 차를 보게 되었고
요녀석은 그랜저와는 또 다른 탱크같은 무게와 중후함도 충격이였으나
'이런 차는 도데체 어느정도의 능력이 되어야 타는 걸까' 하는 넘사벽 같은 괴리감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찌했을까요?
8. G80 (스포츠 범퍼튠)
임원이 되겠다며, 임원같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차를,, 바꿨습니다.
레벨에 맞게, 어찌보면 분수에 맞는 차를 타는 것도 일리가 있고 적합한 처사나, 그것이 간절히 도달하고 싶은 허들이라면 이것 또한 내지르고 싶었던 것 같네요.
(진짜 임원처럼 살긴 했구요,,^^;)
'검정 or 쥐색', '럭셔리 or 프럭' 등 관심없어하는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G80만 보이면 몇달동안 질리게도 물어보며 가져오게 되었네요.
지금이야 구형이 되어 버렸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 묵직함은 신형 못지 않게 오래두고 회자될 차량이라 믿습니다.
9. X1 2.0디젤
조금 여유가 생기니, 그간 묵묵히 지원해준 와이프에게 차를,, (지 맘대로,,)
막내급이지만 BMW가 요런 맛이 있구나 하는 느낌(?), 그리고 괜찮은 공간감에 요녀석도 만족했었,,
지만,, AS라 하나 현기와 다른 오랜 대기에 지쳐 수입차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게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와이프가 그렇게 원하던 셋째가,,, ;;;;;
아니,, 모두가 원한 셋째가 태어나게 되었고
출산을 앞두고 급히 전시장에 들려서는
전시차인 요 녀석을
와이프 차로 데려오게 됩니다
(X1은 또 좋은분께,, )
10.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기름먹는 수준은 좀 남다른 녀석이나 엄청난 공간감,, 이 하나로 모든게 상쇄되는 녀석이죠.
8인승으로 3열 또한 넉넉하여 부모님 모시고 다니는 한아름 여행에도 '참 잘샀다'는 말을 많이도 내뱉곤 했습니다.
헤아리다 보니 벌써 열번째 차라는,,^^;;
그건 그렇고,,
이쯤되면,,,
제차는 또 어찌 되었을까요
무얼 타고 다닐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두둥,,
막 이런거 기대하셨다면,, 너무 죄송하,, ^^;;
자식 잘되기만을 바란다는 부모님께서 참 좋아해 주셨는데,,
몇해전,, 드디어 임원이 되었습니다.
11. G80 R3(?)
법인차량은,, 뭘 타던 참 재미없는 차량이라 하죠지금은 요녀석을 타고 있네요.
차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이보다 더 훌륭한 차량 경험이 없기에,, 제겐 이렇듯 지금까지 경험한 차들이 그저 좋았다는 답 뿐일 것 같구요.
시골서 자란 차 좋아하던 촌녀석이,,어찌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르게 되었네요.
나 이런거 탄다며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엔 좋은차 타는 훌륭하신 분들이 너무 많죠)
지금의 저는,,
더이상 좋은차에 대한 욕심 보다는 (나이를 먹어서,, ㅠㅠ;;)
내 가정을 위한,, 우리 직원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목표에 더 목말라 있는 듯 하네요.
차는,, 이제 그저 허울 좋은 옷이고 운송수단으로 느껴집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 앞길이 막막한 젊은 분이 계시다면
꿈을 품고 묵묵히 시도해 본다면 언제고 정말 잘 되실 거라고,,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저와 같이 많은 차를 경험하며 즐기고 또 나눌 수 있게 되실거라고,,
세상이 아무리 어려운 시국이라 외쳐도 힘내시라고,,
그리고 잘 이겨내시고 또 후에 기억나는 카라이프를 이어서 나누셨음 한다고
이 말씀 드리고 싶네요.
다들 힘내시죠^^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존경하는 보배인들께, 감사드리며,,
2003년 옵티마를 시작으로 지금은 싼타페...ㅎㅎ
내차는 지금의 싼타페 뿐이였어요.
어릴적에 산차는 아버지가 타고 다니시다 팔고 그러셔서...
더 헝그리하게, 또 많은 분들께 기회를 드릴 수 있길 노력하며 살아가 보겠습니다^^;;;
2003년 옵티마를 시작으로 지금은 싼타페...ㅎㅎ
내차는 지금의 싼타페 뿐이였어요.
어릴적에 산차는 아버지가 타고 다니시다 팔고 그러셔서...
많은 차를 타는게 그리 현명한게 아니란걸 뼈져리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께 차를 드리셨다니,, 정말 좋아하셨겠습니다~^^
저도 언젠가 시긴좀 내서
그동안의 카라이프를 작성해야겠네요
ㅋㅋ
물론 추천은 두방
차를 많이타신것도 부럽고 많이 바꾸신것도
부럽네요 40대인 저도 지금까지 4대밖에
안타봤는데!!
( 뉴프라이드해치백, i30.Q5.더뉴쏘렌토 )
저는 첫차가 유로엑센트 두번째 아반테XD 세번째 그랜저TG 지금은 gv80 아마 다음번 차가 은퇴전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젊은 20대 대학생부터 임원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하신게 보이네요.
항상 안전운행 하시고, 화이팅 입니다 ^^
(ㅈㅎ 형 G80 너무 멋져요!)
가정을 이루기전...가정을 이루고 가족을 대리고 다니는 스토리...
멋진글...ㅎㅎ
대목에서 ㅡ점화플러그,케이블 생각했었는데
다른 차를 타고도 덜덜거린다 ..
여기서 대교위의 구조적(?)문제임을
알게 되셨다는데
제가 자주다니는 화성의 병점고가도
레미콘이나 대형차가 넘어갈때는
꿀렁꿀렁 거리고
느낌이 안좋아요~~~
좋은글 정독했구요.
임원 다신거 축하드리고
자녀 셋에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글만 봐도 열심히 사신 모습이 보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젊은 나이에 임원 되신 걸 축하드리고, 자녀 셋 애국자네요...
항상 건승하시길...
행쇼~
축하드립니다
잘봤습니다
추천합니다
멋지세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