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배를 알게된지 10년도 넘었지만 눈팅만 해오다 이번에 회원가입까지 해서 처음으로 글을 올려 보네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처음으로 올라와서 안내문구 남깁니다. 바쁘신분들은 그냥 다시 돌아가시면 좋겠네요.
읽다가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뭘 이리 길게 써놨냐고 분명히 욕하실것 같아 미리 알려드립니다. ^^;
1990년대 초에 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한지 올해로 벌써 28년째가 되는군요. 운전경력에 비해서 차는 그렇게 많이 몰아보진
못했습니다. 제 첫차는 아버지가 타시던 프레스토 아맥스란 차였습니다. 4단 수동이었죠.
당시 전역과 동시에 물려받아 3년간 탔었죠. 그땐 돈도 없었고 차는 그냥 이동수단이라는 생각이 많아서 범퍼가 긁히고
문짝이 찌그러져도 그냥 타고다녔습니다. 엔진도 자주 꺼져서 주행중 길가로 끌고 나온적도 많았었죠. 아버지가 다니던
정비소에서도 원인을 못 찾아서 폐차할때까지 언제 시동이 꺼질지 모르는 차를 맘 졸이며 탔던 기억이 납니다.(이것때문에
현대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된것 같네요.) 폐차를 시킨 이유는 친구가 새차를 구입하면서 자기가 타던 르망을 저에게 그냥
준다기에 옳다구나 하고 바로 폐차를 해버렸죠. 막상 폐차장에 타고가서 놓고 올때 이상하게 생명이 없는 그냥 차 일 뿐인데도
미안함과 서운함과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여 그날내내 맘이 편치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출처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055979&memberNo=22197681&vType=VERTICAL
르망은 프레스토와 연식은 비슷했지만 주행감은 확실히 프레스토보다 좋았습니다. 내 기억에 프레스토는 1.3리터 엔진이였고
르망은 1.5리터였는데 그 차이가 확실히 있긴 있었는지 악셀을 밟았을때 차가 나가는 느낌이나 제동, 코너링등이 다르다는걸
느끼며 탔었습니다. 물론 주행중 시동꺼지는 일은 없었기에 주관적인 느낌으로 더 좋게 느꼈었는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프레스토는 에어컨이 없었는데 르망은 1단에서도 추울정도로 빵빵한 에어컨이 있었죠.
르망은 4년간 탔었는데 크게 고장이나 문제없이 마지막까지 잘 탔었습니다. 프레스토나 르망 다 수동이었는데 이때 수동의 맛을
알게 되...기는 개뿔 어쩔수 없이 타게 된거라 수동운전을 강제로 마스터하게 되었죠. ^^;
4년간 르망을 잘 타던 중 좀 번듯한 차를 한번 타보고 싶은 생각에 신차를 뽑았습니다. 현대는 프레스토의 기억때문에 패스,
기아는 애초에 생각도 안했고 르망을 너무 만족하며 탔던 기억으로 레간자2.0을 뽑았습니다. LPG자격이 되어 처음으로
LPG차량을 몰아보게 되었죠. 레간자도 오토랑 수동사이에 고민하다가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수동에 맛을 들이...긴 개뿔 앞서
두차에 인이 박혔는지 귀신이 씌였는지 또 수동을 선택하고 맙니다.(순간의 선택이 20년을 좌우한다. ㅜ.ㅜ)
새차를 뽑은지 일주일 후 친구들한테 새차를 자랑하려고 가는도중에 술취한 1톤 트럭이 정차하고 있는 내 차를 들이받아 뒷범퍼
와 트렁크까지 박살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ㅠ.ㅠ 친구들은 실룩이는 입술을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찌그러진 반짝이는 새차를 감상했었죠. (친구한놈은 어떡하냐~풉! 이래서 나한테 쌍욕을 얻어 쳐먹기도 하구요.)
차 값이 천만원정도 였는데 견적이 백만원 넘게 나왔으니 큰 사고였죠. 이 사고를 계기로 차에 애착이 뚝 떨어지더군요.
이 때 열심히 일해서 20년후엔 대한민국1%가 타는 차를 타야지 하고 맘을 먹었었죠.
2003년 경남 어디쯤...
이 차로 전국을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만 출퇴근 거리가 차로 5~10분정도 거리였기에 1년에 만키로정도 운행했었네요.
2년만에 기화기한번 수리하고 점화플러그한번 교체한 후 6~7년은 소모품이나 기본정비만 하고 잘 탔습니다.
겨울이면 눈도 맞아가며...
행운의 숫자기념...
7년째 타는중에 77777Km기념 인증샷~도 하나 남겼었네요.
승용차임에도 산에도 많이 올랐습니다. 차가 거의 옵션없는 깡통이라 그 흔했던 CD데크도 아닌 카세트 데크였던터라 5년째에
사제로 오디오하나 교체해서 들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조합. 익숙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죠? ^^;
7~8년쯤 타고나니까 접촉사고도 간간히 당하고 주차시에 범퍼교체하라고 트럭모서리로 찍어주시기도 하고 해서 외관은 별
관리없어도 한번씩 교체도 하고 도색도 하고 해서 강제로 깨끗하게 타고 다녔네요. 앞서 탔던 두대의 차가 연식이 오래된 차를
폐차때까지 타서 그런가 처음에 살땐 7~8년 타면 또 새차로 바꾸겠지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번씩 범퍼교체하고 도색하고
소모품바꿔가며 타다보니 처음 샀을때나 7~8년 지났을때나 별 차이가 없어서 한 십년 타보기로 생각을 했죠. 자동차 십년타기
운동도 한참 했었고.... 그래서 타이어전체를 교체해서 또 탔습니다.
근데 십년. 금방이더군요. 그동안 그 흔한 광택한번 안 하고 십년 잘 탔습니다. 세차도 실내는 제가 직접하고 외장은 자동세차.
그때 레간자는 뒷쇼바마운트쪽 휠하우스부식이 이슈였었죠. 십년쯤 되니 불안해서 자주가던 정비소에 점검을 했더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서 다행히 뽑기운은 좋았구나 생각하고 그럼 몇년만 더 타볼까 생각했죠. 그 사이 배터리한번 교환해주고
크게 고장없이 또 한 3년 더 탔습니다. 십년을 넘어 13~4년을 탔더니 주위에서 차바꾸라고 이제 한마디씩 하더군요.
10년이 넘어서면서 내장마감제들에 문제가 하나씩 생기더군요. 실내 손잡이크롬이 경화현상으로 갈라지고 문짝 안쪽 레자
마감도 쭈글쭈글... 특히나 대시보드윗부분이 뜨면서 벌어지는 현상이... 좀만 타다 바꿔야지하는 생각으로 그냥 신경안쓰고
타다가 15년쯤 되니까 이제 이거 얼마나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슬 들기 시작하더군요. 주위에서도 바꾸라는 소리에서
관리잘했다는 소리도 가끔 들으니 신경이 조금씩 쓰이면서 내가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것만 조금씩 손보면서 타보자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들떠있는 대시보드도 피스를 박아서 고정시키고 여기저기 긁히고 벗겨진 범퍼도 퍼티사다 발라서
사포질하고 스프레이 뿌려서 대충 광택내고 하며 또 탔습니다.
(뭘해도 깔끔하게 못하고 엉성하게 마무리한 모습. 긁힌자국이 그대로 보이네요. ㅡ.ㅡ;)
그동안 타이어가 또 꽤 닳기도 하고 또 타이어옆쪽에 찍혀 타이어 하나를 또 교체해야 했기에 아는분 소개로 휠까지 같이 세트로
다 교체를 해버렸죠.
새 신발을 갈아신은 간지간자.
타이어를 바꾸니까 뭔가 새차를 타는기분이 좀 들었습니다. (그래서 신발을 새로 사면 기분이 새로워지는건가? ^^;)
새신을 신고 몇일도 안됐는데 악셀을 밟는데 차가 무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상해서 바로 단골 정비소로 갔더니 뒷바퀴쪽
브레이크드럼이 눌어 붙어서 차가 잘 안나갔던거더군요. 안전에 관한 겁니다. 바로교체했죠.
새신신고 여기저기 좀 돌아다닙니다.
따르릉~따르릉~비켜나세요~ 하는 고속도로로 지나고...
맛있는 밥도 먹으러 다닙니다.
외관이 좀 깔끔해지니까 이제 오래된 녹색 번호판이 영 거슬리더군요. 그래서 흰색 번호판으로 교체도 했죠.
어째 16년된 차가 점점 새차가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라이트가 깨끗해서 오래된 차같은 느낌이 좀 덜합니다. 사실은 몇년전에 폐차장에서 라이트 하나 사와서 백화현상이 있던
한쪽을 갈았더니 훨씬 새차느낌이 나더라구요.
사진이 좀 깨끗해보이긴해도 실제로 보면 늙은티가 팍팍 나긴 합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타고다니다 17년째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주차장에서 나가다 옆 문짝과 휀다를 갈아버렸습니다.
이제 이정도는 뭐... 또 퍼티대충 발라서 사포질하고 스프레이 슉슉뿌려줍니다.
역시나 매끈하게 못하고 울퉁불퉁한건 안비밀입니다. ^^;
멀리서 보니까 표시가 잘 안나죠?
2018년 초
그나저나 이 차 살때 20년 후에 대한민국1%가 타는 차를 타고 싶다는 소원이 어느샌가 이뤄진것 같습니다... ㅡ.ㅡ;
아래는 올해 찍은 레간자 모습이네요. 마지막 사진입니다.
블루투스로 휴대폰 음악도 듣고 음성으로 휴대폰 네비도 작동시키고 뭐 나름 요즘차 부럽지 않습니다.
다들 자신의 차에 애정을 가지고 타고들 계시겠지만 이제 20년된 차를 정리하려 합니다. 사실 제 와이프차가 우리가족의
주 차량이고 이건 수동이라 저 혼자 가끔 타는 차입니다. 근데 작년에 큰애가 면허를 오토면허를 따는 바람에 제차를
몰지 못하고 와이프차는 좀 커서 운전하기를 어려워하더군요. 그래서 정든 레간자를 처분하고 애와 같이 탈 수 있는 차를
알아보는 중입니다. 많이 아쉽고 아깝고 그런 마음에 여기 보배에라도 그간의 흔적을 남기고 나중에라도 와서 보려고
몇시간에 걸쳐 이 글을 쓰고 있네요. 결정 장애가 있어 차를 언제 살지는 알 수 없지만 아쉬운 맘 만큼이나 다른 차를
알아보고 하는 즐거움도 있네요. 보배회원님들 모두 안전운전 하시고 가정에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1%가 타는 차를 타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진것 같네요.~ 건강하세요~~!!
떠나보낸다고 하시니 많이 아쉬우실것 같아요 ㅜㅜ
엄지척!
헤드라이트와 안개등의 디자인이 어마어마하게 이쁘다는 거요.
"말이 되나?"라고 하시는분 많을텐데요.
그냥 저 상태로 보는것과 점등하고 불빛의 모양으로 보는 것이 다릅니다.^^
결재권자들이 너무 디자인 놓고 간섭을 하니까
그렇게라도 자신의 원하는 모양을 만들려 한 디자이너의 숨은 뜻이랄까?
그 디자인 만큼은 정말......그 시절에....정말.....
몇십년 앞서가던 디자인이었어요.
'돌아온 강자 : 래강자'의 영어식 표기라는 선전만 안했어도
'내감자' 라는 별칭은 안 붙었을텐데 그게 좀 아쉽구요,
여튼 전조등과 안개등의 점등시 디자인 만큼은 제가 본 차중에 최고였던것 같아요.
그리고 대우의 트레이드 마크인 그 라디에이터 그릴이 처음 적용되던 시기였고
그 로고 디자인하신 분이 그 차 디자인 하신 분입니다.
녹도 안슬고 속도도 괜잖게 갑니다
ㅊㅊ
^^..
회사에서 뽑아주신건데 인수받고 4일만에 눈길에 미끄러진 마을버스 때문에 본네트가접혔죠
맘상했지만 그래도 잘타고다녔습니다.
태백산 언저리에서 바퀴에 불난건 ...안비밀~~~
질감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레간자를 타고 전국 각지 드라이빙을 안간데가 없는데, 이렇게 올려주신 글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네요. 잘 보고 갑니다.^^
울매형도 레간자 뽑았을때 저거있던게ㅎㅎ
글 자체만 봐도 차에 대해 애정이 얼마나 많으신지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요
연료게이지는 풀이 인상깊습니다.
신차보다 유지비가 많이들텐데...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와이프랑 연얘 할 때 탔었는데~ 고속도로 짱 인 레간자~
아 ~ 가야바쇼바 아이박다운 조합에 ~ 제피로 에어뎀~ 베리아 가니쉬~ 2012년 까지 탔었는데...
순정 스포일러 살려고 천안 까지 갔던게 생각 나네요~ 다행이 대쉬보드들뜸과
뒷 마운트 부식은 없었는데.. 레간자 패밀리 활동 안하셨나요? ㅎㅎ ~ 아침 부터 추억여행 ~ ㅋ
쉿 레간자 ㅎㅎㅎ 멋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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