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목록
목수의 근로환경 - (2) 미국식 목조주택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917756
목수의 근로환경 - (1) 한옥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916925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말씀드리지만, 글이 기니 다 읽기 힘드신 분은 하단부에 요약을 읽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3년 처음 직장인이 된 이후로 저는 가구, 인테리어, 경량목구조, 콘크리트 거푸집을 일단 다 해봤습니다. 경량목구조를 하면서 중목구조 하시는 분들과도 교류가 있어 그건 거기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글을 썼습니다. 현재 상황상 콘크리트 거푸집 형틀 목수는 일이 험하고 고된 대신에 일단 4개 종목 중에 가장 안정적으로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시장에서 수요도 많은 편입니다. 다만, 앞서 다른 종목들과 달리 사회적으로 '노가다'하면 바로 직결되는 콘크리트 골조 시공이다 보니 사회적 괄시와 멸시를 직접적으로 받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1. 되는법
일단은 3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력사무실을 가게되면 자주 눈에 띄어서 인력사무실 소장의 추천 및 소개 알선으로 형틀목수 반장이나 팀장에게 직업알선을 받는 방법입니다. 요새는 외국인 인력의 유입의 증가와 청년층은 단기간만 일하고 빠지는 등의 현상으로 인하여서, 외국인이 극도로 적은 경기도 북부, 강원도 북부지역에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90년대까지는 주로 이루트로 일을 하게된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두번째는 네이버 카페나 인터넷 구인구직을 통해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요새는 잡코리아나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서도 형틀목수나 철근공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네이버 카페는 '골조인'을 주로 이용합니다.
세번째는 노동조합 사무실에 찾아가서 직업교육 및 취업알선을 받는 것입니다. 급여의 액수나, 일하는 일수 각종 유급휴일등 금전적인 면에서는 가장 우월하나,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 외부 정치세력에 의해 생겨난 것이므로, 각종 갈등과 부정부패 부조리등이 있으니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따라오니 주의바랍니다.
2. 급여
급여는 인력사무실 잡부가 13만 원 인것에 영향을 받아서 초보자들의 인건비는 보통 13 ~ 15만 원. 일이 힘든걸 감안해서 처음에 15만 원씩 주는 곳도 많습니다. 노동조합이 아닌 일반팀으로 가면 일반적으로 한 달이 지날 때마다 일당을 만 원씩 올려주며, 기능공이 20~24만 원, 계단같은 복잡한 구조를 하거나, 반장급인 기능공이 22~27만 원 가량을 받는편입니다. 하루 9시간 일을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장목공에 비해서는 시간당 급여, 일당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할 경우 2019년 기준 초보자는 17만 원 부터 받고, 조공은 20~21만 원, 기공은 21~22만 원, 반장은 23~24만 원, 팀장은 27만 5천 원을 받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2020년에는 더 올리는게 노조측 목적인데, 2019년 이후 액수는 잘 모르겠습니다.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면 주말 토,일요일에 일하면 그날은 일당의 1.5배, 달에 20일을 일하면 1일치 일당을 월차성격으로 더 받는 등, 일당자체도 높을 뿐더러 유급휴일이나 추가수당으로 버는 돈이 짭잘합니다. 다만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일 외의 각종 스트레스와 갈등관계에 부닥치므로 돈을 많이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연재 이후에 시간되면 노조문제는 따로 다루도록 합니다.)
3. 근로시간
근로시간은 1군 현장을 기준으로 오전 7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마무리 합니다.
원청회사의 재량에 따라 시작시간은 동일하되 퇴근시간은 4시 30분일 때도 있고, 4시 50분일 때도 있는데, 일단은 9시간씩 일합니다. 점심시간은 동일히 12~1시, 참시간은 오전에 9시, 오후에 3시에 있습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은 현장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 수록 융통성있게 조정이 되는데, 일 근로가 9시간인 것을 반영해서 참시간을 좀 더 주거나, 점심에 휴게시간을 더 주거나, 퇴근시간을 더 일찍 당기는 등의 배려를 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대기업이 관할하는데다가 공정재촉이 빠른 1군현장에서는 융통성없게 돌아갑니다. 특히 노동조합이 끼면 첨예하게 대립이 되거나 사측과 협조상태가 되서 상황이 꼬입니다. 정부의 주 52시간 노동 단속으로 보통 일요일 마다 쉬는 것이 원칙이 되었지만, 2군 현장에서는 평일에 비가 내렸다고 하면 일요일도 일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급여를 일수에 따라 받으니까, 달에 몇일 일했느냐에 민감합니다. 규모가 크고 지하실이 있다거나, 혹은 그게 아니라도 비가 와도 일할 수 있는 날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콘크리트 거푸집이라는 것이 콘크리트 타설물을 붓고 어느정도 굳히고 나면 뜯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큰 현장이면 해체/정리공이 따로 와서 이 해체작업을 실시하지만, 그리 크지 않다면 목수가 해체까지 합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일하더라도 한옥과 다른 외장목수에 비해서 한달에 일 할 수 있는 날이 조금 더 많습니다.
4. 근무지
모두들 아시다시피 제가 지금 살고있는 집부터, 여러분이 살거나 머무는 주택이나 건물, 주변에 있는 빌딩이나 상가들이 모조리 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입니다. 자연히 신축도 많고 중/보수도 많고, 전국적으로도 일이 많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한옥이나 미국식 목조주택과 달리 철근 콘크리트는 대규모의 건축물도 많고 따라서 거기에 투입되는 노동자의 수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많습니다. 주상복합의 최신형 아파트를 3개동 정도 짓는다, 그리고 그 규모가 크다고 하면, 인원이 300~500명씩 투입되고(총 4~5개 팀에 팀당 20명 이상이 투입되어 목수만 수 백명이 투입되었습니다. ) 골조공사를 하는데에만 1여년 혹은 그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수도권 주변 도시기준으로 그런현장이 한 시에서는 여러 현장이 있고, 그것말고도 작은 빌딩이나 빌라 등의 신축은 계속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에는 관공서를 이전하는 추세라서 관공서 신축 현장도 많았습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는 공급과잉에, 건축물이라는게 한 번 지어놓으면 적어도 수 십년을 쓰는데 계속해서 신축 수요가 있을까 싶지만, 이미 개발이 완료된 서울도 재개발 수요가 계속있고, 중심지인 강남이나 종로에서조차 오래된 빌딩을 허물고 새빌딩을 만드는 등 경기나 경제적 흐름에 따른 연별 물량의 차이는 있지만 일 자체는 다른 종목에 대비해서는 꾸준하게 있는 편입니다. 다만 2018년 겨울부터 2019년 가을까지 정부에서 대출과 부동산의 규제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나서는 일의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불경기가 차츰 완화되고있지만 아직도 건설경기 회복세가 더딥니다.
5. 일의 난이도
일단 콘크리트 거푸집을 구성하는 유로폼부터가 무겁습니다. 파이프도 무겁고, 각재도 무겁고, 안무거운건 폼판낼이라고 바닥 거푸집 만들 때 쓰는 플라스틱 바닥재나 900x1800mm 합판이 그나마 가볍습니다. 규모가 큰 현장이면 타워크래인이나 지게차를 이용해서 운반하고, 또 해체정리팀이 쓰고 남은 자재들을 정리해주기 때문에 덜하지만, 작은 현장에서는 받아치기라고 해서 그것을 목수가 인력으로 다 운반해야 합니다. 개인마다 본래 운동을 하시던 분이나, 원래부터 고된 육체노동에 종사하시던 분이면 그것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미국식 목조주택일을 하다가 옮겼는데, 개인적으로는 같은 시간 대비하여 육체적인 피로가 덜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밖에 토목작업이나 지하실 작업이 의외로 많아서 진흙탕에서 걸어다닐 일이 많고 다른 종목에 비해 옷과 몸이 보다 더 쉽게 더러워집니다.
그리고 이름은 목수이지만, 규격화된 폼이나, 그외 부자재들 때문에 때떄로 나무보다는 쇠를 다루는 일이 많습니다. 더불어 험한 일의 특성상 위험한 것도 매한가지이나, 보통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현장은 안전감시가 수시로 이루어지며 안전규정 적용이나 안전대책 등도 상당히 준수하고 또 엄하게 이루어집니다. 큰 현장에서는 안정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징계나 제재사항도 꽤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사고라는 것이 주의를 해도 벌어지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안심할 수 없긴 합니다.
6. 전망 및 기타
일꾼이 준비해야될 기본 수공구는 어느 철물점에서나 다 구할 수 있고, 종류나 가짓수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못주머니, 시누, 망치, 연필, 줄자, 커터칼. 이게 끝이고, 일제 형틀망치 조차 끽해봐야 3만원 내외입니다. 안전화가 미리 있으면 좋지만, 현장의 시공회사에서 안전화와 안전모를 지급해줍니다. 안전법규상 안전모와 안전화 지급은 필수입니다. 보안경까지도요.
인력유입은 지금 대단히 안되고 있습니다. 건설업 총 통계상 전국에 수백만 명이 건설시공에 종사하고 있고 그중에서 만 30세 이하의 노동력은 전체의 3%라고 합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30대도 드물고 40대조차도 젊은이 취급을 받는등 골조공사 노령화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제가 노조팀 총무로 있을당시에도 40대 중반에 자녀 둘딸린 기술자가 들어왔을 때 그 분이 들었던 소리가, "여기 팀원들이 다 니 삼촌뻘이니 잘 모시고 지내주어라"였습니다. 제가 총무로써 팀원들 연령이랑 생년월일 신상명세, 월급명세 정리할 때마다보면, 젊어봐야 1964년생이고, 나머지는 1958, 1960, 1956.. 다 환갑 내외거나 환갑이 넘어갑니다. 90년대 까지만해도 청년층 유입이 많던 것이 지금은 진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청년층이 모자랍니다. 사회적 괄시와 편견 그리고 업무상의 난이도 때문에 그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경량목구조나 내장목공에 비해서는 취업을 했을 때 동연령대 경쟁은 거의 없습니다. 그자리를 외국인이 채우고 있으나, 의사소통과 비자상의 한계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가 무비자 불법 노동력인 경우가 많아 외국인노동자는 외국인 팀에서 끼리끼리 뭉쳐있는 경우가 많고, 또 내국인 노동자가 외국인 노동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 형틀목수가 대단히 드물기 때문에 현재 본인이 하고자 하면, 하청이나 단종사, 시공회사 직영직원으로도 채용권유가 오기도 하고, 고정연봉, 고정월급받으면서 회사원으로 취직할 수도 있습니다.
요약 하겠습니다.
형틀목수는
1. 인력사무실, 인터넷, 노동조합등을 통해 일을 시작한다.
2. 초보자는 13-16만 원, 기능공은 22-23만 원, 복잡한 계단 및 반장급 기능공은 23-27만 원
3. 07시 - 17시까지 하루 9시간 이상 근무
4. 집근처에서 출퇴근이 가능함.
5. 처음 접하는 사람한테는 힘든 육체노동
6. 준비물품이 적고, 취직경쟁이 거의 없음.
현재 종사자들은 믿기지 않겠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서는 좋은(?)편이네요.
그래도 추천 누르고 갑니다!
나중 연재에도 쓰겠지만, 인테리어 목공은 본인이 영업을 뛰어야하니 생계유지시 위험부담이 크고, 형틀목공은 비교적 안정적인데, 건설현장내 외국인 노동자 문제, 노동조합 문제.. 그외 전통악습의 문제등이 있습니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는데.. 연재 잔잔히 할태니 보시고 마음에 드시는거 고르시면되겠습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