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얼마 전 어느 주말 오후..
캠핑을 가기위해 짐을 들고 나가는데..
차 뒤에서 꼬맹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장난감 칼로 결투를 하고 있네요.
탁!!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걸까요.
최근 새로 교체한 엠블럼이 콕~ 찍혀 있네요.
큰 파손이 아니기에 그냥 보내 주려고
"아이고~ 아저씨 차에 상처 났네~
차 아프겠다~ 조심해야지~"
"근데 셋 중에 누가 칼 던졌니?"
라고 묻는 찰나..근처에서 엄마들이 다가옵니다.
엄마 1: "저기 아저씨~ 왜 애들 혼내고 그래요?"
저: "아.. 애들이 놀다가 차에 흠집을 좀 내서요.
혼낸 건 아니고 누가 그랬는지 물어봤어요.."
엄마 2: "저거 마크는 얼마 안 할 텐데.
수리하시고 000동 000호로 계산서 주세요."
제가 바란건 보상이 아니라 사과의 말이었는데..
가족이 사과하는 법을 모르나 봅니다.
잘못을 했으면 사과부터 하는 게 인지상정..
오히려 저에게 역정을 내는 상황이네요.
엄마들이 애들 편을 들어주니 애들은 기고만장해져서 칼싸움을 또 합니다...
얍~ 얍~ 얍! 얍!
그만 훌훌 털어버리고 길을 나섭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어느새 밤이 되었네요.
옆 텐트 동생네가 배고프다고 아우성입니다.
토시살을 먼저 올려줍니다.
토시살을 흡입하는 동안 등갈비 투척!
오랜만에 양갈비도 준비했네요.
예상 못했던 오늘의 인기 메뉴!
오는 길에 형님 공방에서 땔감을 득템했습니다.
편백나무, 오동나무, 먹감나무...
고급 원목이라 장작으로 쓰기 너무 아깝지만..
따닥 따닥 소리 내며 겁나게 잘 탑니다.
등갈비와 양갈비가 멋지게 익었습니다.
이번 고기도 등갈비이긴 한데..
어마어마하게 크고 살이 많네요.
"얘들아 삼촌이 마술 보여 줄게~"
명식이 삼촌이 현란한 손기술(?)로 딸들을 현혹하는 순간입니다.
가리비 치즈 구이가 순삭되는 것도 마술인가요?
새우 버터구이와 닭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모닥불은 아직도 활활 타오르는 중입니다.
소곤소곤.. 재잘재잘..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밤이 깊어갑니다.
꺼져가는 불씨가 아쉬운 딸들...
세 개의 화로들 오늘 밤 모두 욕봤구나...
취침 등 같은 달이 뜬 고즈넉한 밤입니다.
근처 캠퍼님들의 속삭임 소리...
멀리서 왕왕 짓는 강아지 소리..
어린아이들 잠투정하는 소리..
여러 가지 백색 소음이 마치 자장가 같습니다.
눈을 감은 지 10초도 안되어 잠이 듭니다.
zzZ.........
아침부터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까깍 까깍~ 까치 소리에 잠에서 깼거든요.
기지개를 쫙 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 펑크 난 킥보드의 뒷바퀴..
마침 공구도 있으니 수리부터 해둬야겠네요.
림을 분리하고 타이어를 탈거합니다.
튜브의 구멍 난 부분을 찾아 본드를 바르고 패치를 꾹꾹 눌러 붙입니다.
본드가 완전히 마르는 동안 아침을 준비합니다.
팬더 한 마리가 텐트 앞을 어슬렁거립니다.
꼬마 캠퍼 민채가 선물을 주네요.
아직 어려서 말은 못 하지만..
"삼촌 이거 가지세요~"하는 것 같습니다.
두부와 깡통햄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순두부가 해장에 탁월한 효능이 있을 줄은..
식사를 마치고 아까 하던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펑크 수리가 말끔히 잘 되었습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죠!
수리를 한 김에 닦고 조이고 정비도 합니다.
앞집 형님네, 옆집 동생네.. 어른들은 두고
제가 아이들만 데리고 탐험길에 나섭니다.
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합니다.
땅이 얼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진흙이 튀어서 엉망진창이네요.ㅋㅋ
이곳은 예전에 조난당한 보트를 구했던 곳.
마른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봅니다.
얼마 전만 해도 물고기들이 바글바글했었는데..
음지라 그런지 얼음이 꽁꽁 얼어붙었네요.
겨울왕국의 호수가 떠오릅니다. Let it go~♬
"삼촌~ 빨리 와 보세요~"
태은이가 하트 돌을 주웠다고 자랑합니다.
"태은아 사랑해!" 라고 소리치니..
"삼촌 저는 더 사랑해요!!" 합니다.
사랑은 감추지 마세요. 표현하는 겁니다^^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돌을 찾습니다.
지맹아! 태은아! 아빠가 물수제비 보여줄게!
30탕 이상은 간 것 같은데 잘 안 보이네요^^;
"우아.. 아빠 이건 진짜 ㅇㅈ!!"
"아빠~ 여기 왜 이래? 땅이 불에 탔어!"
야영객인지 낚시꾼인지 모르겠으나..
누군가가 노지에 불을 피웠나 보네요.
이곳은 마른 억새 갈피가 많아서 위험한 곳인데..
"아빠~ 여기에도 또 불 피웠나 봐~"
둘러보니 불 피운 흔적과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낚시 미끼 봉지로 봐서는 낚시꾼의 소행입니다.
봉지가 없어서 가져오진 못했지만..
쓰레기들을 한 곳으로 모아놓고 왔네요.
자연에서 즐긴 후에는 쓰레기를 되가져 옵시다.
우리의 아이들이 살 이 땅을 지켜 줘야지요.
다시 차를 타고 한탄강 하류로 내려갑니다.
수심이 앝고 물이 맑아서 물놀이하기 좋겠네요.
무엇에 홀렸는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뜁니다.
"아빠~ 이리 와 봐~ 여기 동물 발자국이 있어!"
5~6cm 쯤 되는 걸로 봐선 제법 큰 짐승이네요.
발자국을 따라 추격을 해 봅니다.
짐승을 찾으려 했는데..
각종 쓰레기와 불 피운 흔적들만 발견했네요.
버리고 간 낚시 의자, 김치통은 보너스..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인증샷!
"언니!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지맹아! 우린 영원한 우정 각이야!"
아까는 태은이가 하트를 찾았는데..
이번엔 제가 큼지막한 하트를 득템합니다!
하늘을 향해 이른 새해 소망을 빕니다.
"모두모두 행복하게 해 주세요!"
돌밭에서 주저앉아 무얼 하는 걸까요..
"아빠~ 내 신발 장식 어때?"
"타노스꺼 보다 좋은 부츠 스톤이야!"
갑자기 주먹 도끼를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구석기 시대에 연천 전곡리 사람들이 쓴 주먹 도끼를 기억하네요.
때리고 때려서 모양을 만들어 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깨져서 실패
대신 오늘을 기념하며 돌탑을 쌓기로 합니다.
모두가 함께 만든 돌탑의 이름은 '우주 안테나'
텐트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무언가 눈에 띕니다.
연습용 수류탄의 파편들이 여기저기 뒹구네요.
이곳이 군사지역이라 훈련이 많은 곳입니다.
뇌관, 안전클립, 안전핀은 수거 안 하나 봅니다.
오늘 붕붕이가 욕봤네요..
승용차가 오프로드를 뛰었으니 얼마나 고될까요.
텐트 정리 및 청소를 하면 복귀 준비 끝!
집에서 짐 정리를 하고 처가댁으로 이동합니다.
장인어른께서 좋아하시는 고등어를 굽습니다.
동네 횟집에서 공수한 방어회와 오동통 홍게 찜.
장인어른을 위한 사위의 저녁상입니다.
짧은 이틀간 많은 일이 있었네요.
시작과 중간에 조금 아쉬운 면이 있긴 했지만..
이번 캠핑도 성공적입니다.
행복을 얻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힘겹게 얻은 행복을 지키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일입니다.
아내와 딸아이가 행복 지키기에 동참해서 함께 노력해 주니 저는 늘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그나저나 사과없는 엄마 참 ㅡㅡ;; 나는 이런사람 안되야지 다짐합니다
가족이 최고잖아요^^
유노이아님도 늘 행복하십시오!
그나저나 사과없는 엄마 참 ㅡㅡ;; 나는 이런사람 안되야지 다짐합니다
저도 관심갖고 있답니다^^
순정 유지하고 위에 캐리어 올리고 뒤에도 바이크 싣고 갈 수 있게 해놨오요~
생각보다 순정도 음청 예뻐요~~ ^^ (하양이)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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