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11살 딸아이는 머리카락이 깁니다.
배냇머리부터 기르면서 관리를 한 머리카락.
어느 날 소아암 관련 TV 프로그램을 보던 딸아이.
어린 환자들을 위한 모발 기부 행사를 알게 됩니다.
"아빠~ 나 머리카락 잘라서 아픈 아이들에게 줄래!"
"지맹아! 너무너무 이쁜 생각이야!!"
방학이 끝나기 전에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하고..
항상 깨끗하게 감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습니다.
이런 기특한 아이가 제 딸아입니다.
딸바보 아빠가 오늘은 자랑 좀 해야겠네요.^^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날 밤..
나란히 누워서 얘기를 나누는데...
"아빠.. 드디어 내일 머리카락 자르는 날이네?"
"설레면서도 아쉽고 기분이 이상해.."
지맹이는 많은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에..
문득 마지막 긴 머리카락을 찍어놓고 싶더군요.
잘 땐 항상 머리카락을 위로 올리고 잡니다.
안 그러면 엉키기도 하고 땀이 나거든요.
순간,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작업에 들어갑니다.
마치 그리스신화 속 메두사 같습니다.ㅋㅋ
똑바로 눕혀서 본격적인 작품 세계에 빠져듭니다.
머리카락을 한 가닥으로 모으니 깔끔해 보이네요.
물음표를 만들었더니..
"아빠~ 지금 모 하는거양?" 하는 것 같습니다.
승리의 빅토리 'V'
토끼 머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ㅋㅋㅋ
"아빠~ 사랑해~"하며 하트를 날려주네요.
쫙~ 폈더니 태양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회전하는 태양. 빠져든다.. 빠져든다..
내일은 꽃게탕을 만들어 볼까나...^^
사랑을 가득 담은 머리카락이..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이 되자 지맹이 폰에서 알람이 울리네요.
"내 머리카락 안녕~"
중요한 날이니 일정 등록을 해놓은 모양입니다.
미용실에서 모발 기부를 할 거라고 하니..
언니 오빠들이 칭찬과 응원을 해 줍니다.
머리카락을 자르기 위해 두 가닥으로 묶어 주고요..
왼쪽부터 싹둑!
반대쪽도 싹둑!
자른 머리카락을 보니..
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삭삭삭삭 현란한 가위질로 커트 중..
"아빠~ 내 머리카락이 이렇게 가벼웠어?"ㅋㅋㅋ
샴푸를 하면서 "아빠~ 이거 꿈 아니지?" 합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겠지요.
11살 평생 염색이나 파마를 한 번도 안 했습니다.
오늘은 파마를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오늘을 기념하며 파마 선물을 해주기로 합니다.
두 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 드라이를 합니다.
"아빠~ 나 어때? 어울려?"
"응~ 너무너무 이뻐~ 잘 어울려^^"
"아빠~ 나 또 길게 길러서 기부할 거야~"
아직은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지겠죠^^
"아빠~ 머리카락을 자르니까 짜장면이 먹고 싶어~"
음.. 이거 참 신기한 현상입니다..ㅎㅎㅎ
다음 날,
머리카락 자르고 첫 캠핑을 간다며 신났네요.
마트에서 장 보다가도 사진 찍어 달라며 쌩긋^^
"아빠~ 내 머리카락 받는 아이 빨리 나으면 좋겠다~"
캠핑장에서 셀카 삼매경입니다.
머리카락 자른 기념으로 백화점 놀이.
핫하다는 신상 선글라스를 탐 냅니다.ㅎㅎ
"지맹.. 그거 거꾸로 쓴거야..."
아 참, 머리카락을 보내야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지퍼백에 고이 넣어줍니다.
사랑의 모발 기부 담당자님께 쪽지도 썼네요.
박스에 넣어서 해당 주소로 보내면 완료!
이제 모발 기부의 모든 절차가 끝났네요.
머리카락 자른 지 며칠이 지났지만..
전 아직도 적응이 안 되었나 봅니다.
집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깜짝깜짝 놀랩니다.
'아니 저 꼬맹인 누군데 여기 있지?' ㅋㅋㅋ
머리카락 길었을 때 사진을 넘겨 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뒤에서 몰래 찍은 사진..
고데기를 처음 사용해 본 어느 휴일 아침.
인디언 소녀 스타일.
눈을 뿌리며 'Let it go'를 외쳤던 순간...
캠핑장에서 일어나면 하는 일은 머리 빗겨주기..
염색을 한 번도 안 한 자연 갈색이지만...
주위에서 염색 잘 됐다고 오해를 받는 머리카락..
똥 머리 하고 잤더니.. 이쁜 웨이브 파마가 됐다고 신난 날.
항상 이렇게 이쁜 웃음, 이쁜 마음으로 자라길...
아빠가 늘 옆에서 응원할게...^^
밤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많은 생각들이 스쳐갑니다.
딸아이가 태어나서 11살이 된 지금까지.
머리카락은 제가 감기고 말리고 묶어주었습니다.
그동안 제 머리카락처럼 소중히 여겨 온 것이 사라지니..
허탈한 생각도 들고 아쉬운 마음도 생기지만..
딸아이의 이쁜 마음을 생각하니 말끔히 사라지네요.^^
사랑받은 만큼 베풀 수 있는 사람이길..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길..
맘씨 고운 내 딸... 사랑한다...^^
- 끝 -
아 참,
# 소아암센터에서 진행해 온 모발 기부행사는 2019년2월28일 부로 종료되었습니다.
이제는 가발 전문 기업인 하이모로 바로 보내면 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Love Hair'라는 사랑의 모발 사회공헌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거든요.
기증하려는 모발은 염색, 파마를 해서는 안되며 25CM 이상이어야 합니다.
모발 기증서를 발급 받을 수도 있고,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도 가능합니다.
- 진짜 끝 -
살아있는 천사 맞네요
좋은아빠 예쁜따님 오래도록 건강하시구 행복하십시요~^^
술취한여고딩님 가족분들도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노파심에 글 남기고 갑니다
추천하고요.
키는 조금 더 크고요ㅎㅎ
저렇게 예쁘고 예쁜마음은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거겠죠? 다시한번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대한민국 모든 아버님들 화이팅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가 되길 빕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동네 아줌마들이 어린데 계속 염색한다고 하고 학교 언니들은 염색했는데 왜 안했다고 거짓말 하냐고ㅎㅎ
응원합니다!
와이프 뱃속에 있는 울 뽐이도 딸이여라~ㅋㅋㅋㅋ
잘자라거라 아기야.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근데 전 안자고 같이 놀 때가 젤 이쁘더라고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제 아이도 저렇게 훌륭한 아이로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기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겠습니다
보배드림 처음 가입해봤는데 정보만 많은줄 알았는데 이런이야기도 있고 좋네요
저도 보배는 가입한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정많은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반갑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아버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추천합니다^^
행복하세요!
이젠 하이모에서 바로 받고 있습니다.
모발 기부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예쁜 따님 관련해서 보도 문의차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집니다~
행복 가득하시길 바래요! ^^
추천!
좋은 아빠를 둔것같아 지명이가 부럽기도하네요. ^^
2세계획중인데 지명이같은 건강하고 예쁜아기 낳고싶네요.ㅎㅎ
행복하세요!
갱년기가 최고조야~~
왜 눈물이??
멋진 아버님과 마음도 너무나 이쁜 따님의 모습 정말 멋있습니다!!
언제나 좋은일이 가득하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제 딸도 지영이 언니만큼 이쁜 마음으로 자라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도 딸아이를 보고 머리카락 기부한 아이들이 있다고 하네요.^^
대단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소중한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마음으로 웃다가 울다가 하며 읽었어요
이쁜 마음을 가진 따님을 두셨네요~~ 늘 가정에 행복과 기쁨이 끊이지 않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결혼과 출산은 정말 축복입니다^^
환장하것네..
어떤말로 표현해도
처참하게 졋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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