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2009년 출판한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을 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실패한 지도자들의 모습은 한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14쪽)
다른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이 판단을 바꾸도록 설득하기란 더욱 어렵다. 선출된 권력의 비극은 여기서 잉태된다.
그래도 일단 들어는 본 다음에 자기 견해를 고집하는 대통령은 문제가 덜하다. 여러 사람이 거듭거듭 보고하고 건의하면 의견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짜 심각한 사태는 대통령이 지성이 부족해 보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 참모의 보고를 제대로 듣지 않거나, 대통령의 개인적 판단과는 다른 의견을 낸다고 참모한테 역정을 내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런 때는 대책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대통령의 불합리한 지시를 무작정 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도처에서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 나오고 몰상식한 수단을 동원해 그 결정을 밀어붙이게 된다. 사회와 국가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대통령은 시중의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가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본다. 정말 대책이 없다...................................중략................................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대통령 뒤에 숨어 자기를 지키려는 이는 많아도 자기 몸을 던져 대통령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오류까지도 감싸면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사람이라야, 남들이 듣지 않는 곳에서 대통령의 성찰을 돕는 직언을 할 수 있다. 혹시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불행한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작가께서 아주 예리하게 지적을 하셨군요.
이미 박근혜의 모습까지도 미리 보여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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